[증시급락]역주행하는 '청마'…환율 악재·삼성전자 급락 타격

입력 2014-01-02 14:07
수정 2014-01-02 14:07
[ 강지연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청마가 역주행하고 있다. 갑오년 '청마의 해'를 맞은 국내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2일 오후 1시4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6.52포인트(1.82%) 떨어진 1974.82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소폭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공세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규모를 확대하면서 지수는 1960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17억원, 1429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고 있다. 개인만 3899억원 매수 우위다.

이날 지수 하락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2011년 8월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1050원 아래로 떨어졌다. 1048원선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다시 1050원선으로 올라섰다. 현재 전거래일 대비 4.90원(0.46%) 내린 105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엔 환율은 장중 996.96원까지 하락하면서 5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급락한 것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우려에 4% 이상 떨어졌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주는 환율 악재로 4~6% 추락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에 대한 불안심리와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우려, 연말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 등으로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변수로 엔화를 꼽았다. 엔화 변동 추이에 따라 향후 국내 증시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금 가장 주목할 지표는 엔화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이라며 "엔화 약세가 오버슈팅할 때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론도 극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 연구원은 "원·엔 환율 변동성이 오늘 유독 강하지 않다"며 "일본 입장에서도 오는 4월 소비세율 인상(4월)을 앞두고 급격한 엔화 약세는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