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호텔 최고 요리사
임피리얼팰리스 서울
중식당 천산의 최연소 총괄 셰프
친쉬린
[ 최병일 기자 ]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을 찾는 고객 중 대단히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는 거의 매번 호텔을 올 때마다 불만을 제기했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음식 맛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 그러던 그가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의 열렬한 팬이 된 것은 호텔 중식당 천산의 최연소 총괄주방장인 친쉬린(秦續林) 셰프의 요리를 맛보고 나서였다. 진 셰프의 요리에 반한 고객은 이후 진속림 셰프의 단골이 됐다.
37세 대만출신 젊은 요리사가 까다로운 손님의 입맛까지 만족시킬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요리를 생각하는 그의 집념 덕분일 것이다. 중식당을 운영하던 부모의 피를 물려받기도 한 진 셰프는 누구보다 끈질긴 노력파.
사실 진 셰프는 단 한번도 정식 조리 교육을 받아본 적 없다. 대학을 다니다 갑작스럽게 어려워진 가정 환경 때문에 중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몇 달만 일하고 학비를 벌자는 생각으로 발을 들이게 된 주방은 진셰프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요리를 하면서 그는 처음으로 삶의 의미를 느꼈다.
무거운 발걸음을 돌리고 튀는 기름에 화상을 입으면서도 요리하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 난다 긴다하는 셰프들이 모여있는 특급 호텔의 중식당에서 최연소 총괄 셰프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요리에 대한 끈질긴 집념과 끊임없이 연습하고 연구하는 노력 덕분일 것이다.
진 셰프는 요리하는 순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메뉴를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연습하기도 하고, 어느 곳에도 없는 새 메뉴를 개발하기도 한다. 쉬는 날조차 새로 나온 식재료를 사다가 요리를 하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진 셰프의 베스트 메뉴는 해삼송이 전복볶음이다. 중식당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이기 때문에 얼핏 들으면 식상해 보일 수 있지만, 진 셰프가 만든 해삼송이 전복 볶음은 특별하다. 맛도 중요하지만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쓴다는 점에서다.
건강에 좋으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설탕을 쓰기 보다는 몸에 좋은 과일 ‘리치’를 이용해 단맛을 낸다. 간을 맞추기 위해 일반 소금이나 조미료를 사용하기 보다는 몸에 좋은 히말라야 천연 솔트를 쓴다. 최대한 건강에 좋은 재료와 조리법을 사용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한다.
진 셰프는 “세상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듯, 요리도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의 입맛은 무엇보다 정직하기 때문에 식상하거나 맛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끊임없이 연습하지 않으면 이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