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세종기업 신속지원으로 원전기술 '보존'
은행-기업 상생 사례
[ 박신영/김일규 기자 ]
올 한 해 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았다. STX그룹 동양그룹 쌍용건설 등이 삐걱거리면서 ‘비 올 때 우산 뺏기의 전형’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내부적으론 엄청난 충당금도 쌓아야 했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재기에 성공하도록 도와준 경우도 상당하다. 100년 기업인 전북고속을 살린 신한은행과 원전플랜트 전기배선업체인 세종기업의 도우미로 나선 기업은행이 대표적이다.
◆100년 기업 살린 신한은행
전북고속은 1920년 전북자동차상회로 출범했다. 한국 최초의 고속버스 회사다. 나름대로 자리를 지키던 이 회사가 어려워진 건 2006년. 노선을 늘렸으나 승객이 줄면서 2007년엔 완전 자본 잠식상태에 빠졌다. 신한은행은 이때부터 전북고속의 재기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체계적인 정상화 계획을 세워 자금 지원과 컨설팅을 병행했다.
2007년 110억원을 신규 대출해준 데 이어 2011년 23억원, 2012년 36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올해도 62억원을 대출해줬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작년 52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토종기업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내년 3월에는 자본잠식에서도 탈출할 전망이다.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해 사채를 저리로 전환해주고 노선 효율화 등 경영 컨설팅도 아끼지 않았다”는 게 당시 담당자였던 이오희 새만금 금융센터장의 설명이다.
전북고속이 재기의 발판을 다진 데는 신한은행의 ‘기업성공 프로그램(CSP)’ 영향이 컸다. 이 프로그램은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지만 영업 경쟁력이나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제도다.
◆원전핵심 기술 지킨 기업은행
세종기업은 원전플랜트 전기배선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원전 정비기술도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하지만 작년 10월 갑자기 부도위기에 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원전건설을 수주한 업체가 설계 도면을 자주 바꾸면서 생긴 추가 공사비용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현금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기 때문이다.
이때 손을 내민 곳이 기업은행이다. 세종기업의 기술 노하우를 눈여겨 봐온 기업은행은 기존에 있던 222억원 대출금의 상환을 유예하고 연 1%대의 저리로 신규대출 40억원을 선뜻 내줬다. 이후 세종기업이 일부 사업부를 매각해 마련한 244억원에 대해서도 신규 대출해 줬던 40억원만 상환받고 나머지는 회사 운영자금으로 쓰도록 했다. 이 덕분에 세종기업은 확실히 재기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 밖에 외환은행은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 ‘웨더비’가 해외 거래처를 개발하도록 도운 것으로 평가된다.
박신영/김일규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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