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은 통신감시 정책이나 자신이 폭로한 국가 기밀에 관한 기사가 나가기를 원했고 자기 사생활에 대해서는 말할 의무가 없다고 봤다" "그가 가장 중시했던 것은 사람들이 감청 실태를 확실히 알고 이에 대한 열린 토론이 가능한지였다"
스노든과 첫 인터뷰를 한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의 바튼 겔맨 기자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14시간 동안 스노든과 면담한 소회를 밝혔다.
겔맨 기자는 "큰 압박을 받는 현실과 달리 스노든은 놀랍게 평온했고 그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식이었다"며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기색이 없었다"고 전했다.
겔맨 기자는 스노든이 자신이 빼돌린 미 정보 당국의 기밀을 토대로 '자폭 스위치'를 갖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낭설'로 일축했다.
이 의혹은 스노든이 미 당국 등의 위협에 맞서 신변에 중대한 문제가 생기면 갖고 있던 기밀문서들이 자동으로 전면 공개되는 장치를 준비했다는 내용이다.
겔맨 기자는 '자폭 스위치'가 스노든의 신념과 반대된다고 반박했다.
스노든은 '위키리스크'와 달리 기밀 전체를 공개하지 않았고 언론 매체의 검토를 거쳐 공익과 직결된 사안이 선별적으로 보도되는 길을 택했다.
스노든은 인터뷰에서 자폭 스위치가 있었으면 감청망 기밀을 캐내려는 각국 간첩이 바로 자신을 살해하려고 했을 것이라며 이는 방어 조치가 아니라 비논리적 '자살 스위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겔맨 기자는 전했다.
겔맨 기자는 올해 봄 스노든에게서 미 국가안보국 (NSA) 기밀을 처음으로 제보받은 언론인 3명 중 하나다.
그는 워싱턴포스트(WP)의 '스노든 파일' 보도와 관련해 미 당국이 지금껏 특정 사안의 보도 자제를 요청한 적이 수차례 있었지만 위협이나 강압을 동원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스노든은 25일 영국 공영방송 채널 4가 방영한 성탄절 메시지에서 "오늘 태어난 아기는 사생활의 개념이나 의미를 전혀 모른 채 자랄 수 있다. 사생활은 우리가 정체성과 지향점을 정하게 해주는 토대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뭉치면 (정보 업무와 관련해) 더 나은 균형점을 찾을 수 있고 무차별 감시를 종식할 수 있다"며 "국민의 속내가 궁금하면 엿듣기보다 물어보기가 더 나은 방안이라는 사실을 정부에 일깨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방산업체와 CIA(중앙정보국)에서 전산 전문가로 일했던 스노든은 고국인 미국에 송환되면 기밀유출 등 죄로 중형이 불가피하다.
에릭 홀더 미 검찰총장은 "스노든이 미 국가안보에 엄청난 해를 끼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의 면책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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