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시장 올해 키워드 '비빔전쟁'…신라면·짜파게티 매출 TOP

입력 2013-12-26 14:37
수정 2013-12-26 15:23

올해 라면 소비자들은 '비비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른바 서로 다른 라면을 섞어 자신만의 요리로 창조한 '모디슈머' 현상이다.

젊은 신세대들이 새로운 맛을 찾아 라면과 라면, 혹은 라면과 기타 식품간 새로운 조합(Mix)을 시도해 만든 모디슈머 열풍은 창조경제의 사례로까지 언급, 지난 반세기 라면역사에 방점을 찍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만난 '짜파구리'가 라면시장 전체를 비빔전쟁으로 이끌었고 업계에선 저마다 국물없는 라면 마케팅에 힘을 쏟기도 했다. 올해 라면시장 키워드는 ‘믹스 앤 매치(Mix & Match)’로 요약된다.

올 봄부터 불어 닥친 짜파구리 신드롬은 소비자들에게 만들어 먹는 재미, 정해진 레시피를 탈피한 자신만의 요리법을 선사하면서 짜파구리를 단숨에 라면시장 최고 히트작품으로 올려놓았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11월까지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합계는 전년 대비 17% 상승했고, 두 제품 모두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또 젊은 신세대들의 입맛을 충족시킨 비빔타입 용기면 시장이 연평균 20%의 성장률로 가장 가파르게 몸집을 키웠다.

농심은 "올해 라면시장은 ‘모디슈머의’, ‘모디슈머에 의한’, ‘모디슈머를 위한’ 한해였다"면서 "그만큼 이들의 활약이 라면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고 업체들은 저마다 모디슈머의 입맛을 공략할 방법 찾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모디슈머가 등장한 배경은 ‘짜파구리’에 있다. 올해 3월 방송된 ‘아빠어디가’ 프로그램에서 소개돼 온 국민적 인기를 끈 짜파구리는 모디슈머의 첫 번째 산물이다. 방송 직후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대형마트에서 품귀현상을 일으키며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를 입증하 듯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올해 역대 최고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짜파게티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약 126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전년 대비 26% 성장했고 사상 처음 안성탕면을 제치고 시장 2위에 올라섰다. 너구리 또한 지난해 대비 6% 성장한 약 970억원의 판매를 자랑하며 농심 메가브랜드(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의 위력을 과시했다.

모디슈머들은 짜파구리를 응용한 라면조합을 속속 등장시켰다. 비빔면에 골뱅이와 참치를 곁들인 이른바 ‘골빔면', ‘참빔면'에 이어 너구리와 떡볶이를 결합한 '너볶이', 오징어짬뽕과 짜파게티를 함께 끓인 '오파게티', 사천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한 ‘사천 짜파구리’ 등의 콜라보레이션이 그것이다.



모디슈머 문화는 신세대들에게 비벼먹는 라면의 재미를 가져다줬다. 일명 '국물없는 라면'의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10대~20대 젊은 소비자들은 올해 짜파게티, 불닭볶음면 등 국물없는 라면에 지갑을 열었다. 짜파게티는 라면시장 2위 자리에 올라섰고 불닭볶음면도 최근 상승세에 있다. 하절기 대표메뉴인 팔도비빔면도 올해 높은 판매를 자랑하며 계절면 중 유일하게 라면시장 누적매출 TOP10안에 들었다.

국물없는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비빔 용기면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뜨거운 국물이 없어 먹기 편하고 다양한 맛을 보유한 비빔 용기면 제품은 편의점에서 10대 신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비빔 용기면 시장은 2007년 이후 해마다 평균 20%씩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약800억원 규모로 지난해 보다 30% 가까이 성장했다.

농심도 짜파게티의 명성을 이을 차세대 비빔 용기면 제품 ‘하모니’를 출시해 시장쟁탈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 외 팔도 불낙볶음면, 오뚜기 콕콕콕 라면볶이 등도 국물없는 라면 시장, 특히 비빔용기면 시장에서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라면시장 2위 자리 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오뚜기가 지난해 12월부터 지켜온 2위 자리의 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요즘 오뚜기의 참깨라면과 삼양의 불닭볶음면이 정면 승부를 벌이면서 2위 싸움이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1월부터 줄곧 2~3% 포인트의 다소 여유있는 2-3위 격차가 11월 들어 0.8%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삼양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9월부터 점유율이 조금씩 상승해 11월 13.1%의 점유율로 오뚜기(13.9%)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연간 누적 점유율(1~11월)을 살펴보면 농심이 66.6%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가13.4%, 삼양이 11.6%, 팔도가 8.4%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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