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지도자가 26일 각각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 기념당과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찾아 '참배정치'에 나섰다.
센카쿠 (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분쟁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지도자들이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중국의 시진핑 (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이날 '중국의 국부' '신중국 창조자' 등으로 불리는 마오쩌둥 (毛澤東) 전 국가주석 탄생 12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天安門) 광장에 있는 마오주석기념당을 찾았다.
이들은 마오의 좌상을 향해 3번 인사하며 경의를 표시하고 영구보존 처리돼 기념관에 안치된 마오의 시신을 참배하며 마오쩌둥의 업적과 공훈을 기렸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진핑 지도부가 참배 정치를 통해 마오쩌둥을 띄우는 것은 '중화민족 부흥'과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강조하는 행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서방 언론은 이런 행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마오주의로 회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대일(對日) 강경자세로 일관하는 시진핑 지도부의 이런 움직임에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정권 출범 1주년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국내외적인 반대를 고려해 미뤄오던 신사 참배를 강행하며 우경화 행보에 또 하나의 방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거센 반발은 물론 일본과 동북아시아 국가의 관계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형인 영토분쟁과 동중국해 방공구역 갈등에다 역사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며 동북아가 새로운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언론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방문 소식을 긴급으로 전하며 야스쿠니 신사는 14명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신화통신은 그동안 일본 각료와 의원들의 반복된 신사 참배로 일본의 야만적 침략에 고통받은 한국과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음을 강조해 파고를 예고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외교부의 주요 간부와 일본 주재 대사 등을 중심으로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해 엄중한 대응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로써 시진핑 주석과 아베 총리가 권력을 잡은 이후 높아지던 긴장지수가 한 단계 더 오르며 다양한 분야의 충돌 우려를 키우는 양상이다.
이는 최근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사태 이후 북한의 핵개발 재개 등 새로운 도발 가능성과 함께 동북아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형 대국관계를 선언하면서도 역내 패자를 꿈꾸는 중국과 기존 패권을 지키려고 아시아 중시정책을 펴는 미국의 상호 견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