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원 기자 ]
요즘 심심치 않게 일명 ‘진상 손님’에 대한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컵라면을 제대로 끓이지 못했다며 승무원의 무릎을 꿇게 만든 대기업 상무부터 호텔 지배인을 폭행한 회장까지 소위 갑(甲)들의횡포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갑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데 키즈카페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근 키즈카페들은 좀 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손님들은 아직도 ‘손님은 왕’이라는 갑의 논리에 갇혀 키즈카페 직원들을 괴롭히는 게 현실이다.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부터 아이들을 돌보는 직원들까지. 그들이 미처 말하지 못한, 아니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진상 손님들을 유형별로 나눠보았다.
유형1. 아이만 남겨두고 어디 가세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형
몇몇 키즈카페에서는 아이를 맡겨두고 보호자가 외부에서 볼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키즈카페는 보호자가 아이와 함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유형의 부모들은 아이를 키즈카페에 밀어 넣고 외부로 나가버린다. 아이가 ‘잘’놀고 있으니 문제없다는 것이다. 아이가 울음을 터뜨려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하면 ‘곧 갈게요’라는 말만 남기고 깜깜 무소식이 된다. 이렇게 우는 경우는 그래도 비교적 낫다. 만에 하나라도 아이가 다칠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곧 온다’던 보호자는 결국 2시간 입장 시간을 꽉 채운 후에야 아이를 데리러 온다.이럴 때 키즈카페 직원들은 외치고 싶다. “저흰 놀이방이 아니에요.”
유형2. 키즈카페 직원이 아니라 내 아이 보모! 나 몰라라형
카페 내 있는 돌봄 직원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사고를 예방하고자 있는 ‘안전 요원’에 가깝다. 하지만 몇몇 부모들은 문자 그대로 ‘돌봄’서비스를 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 유형의 부모들은아이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별로 관심이 없다.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투거나 또는 울면서 엄마를 찾아도 '직원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식이다. 심지어 화장실이 급하다고 발을 동동 거리는 아이의 손을 넘기거나 카페 한 구석에 방치해둔 아이의 용변을 치우라며 직원을 부르는 손님도 있다. 하루 수십 명의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직원에게 오직 내 아이만 보라며 보모가 되길 강요하는 것이다.
유형3. 내 아이가 절대 그럴 리 없어요! 내 아이 중심형
아이들끼리 놀다보면 사소한 다툼이 일어나기 쉽다. 하지만 사건 전후를 따져보기도 전에 무조건 내 아이 말만 옳다는 보호자 때문에 문제가 커진다. 직원이 상황을 설명해도 ‘우리 애는 절대 그럴 리가 없다’며 단호하게 말을 자른다. 오히려 자기 아이를 모함(?)했다며 담당 직원에게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결국 카페 내 있는 CCTV를 돌려 확인하더라도 상황은 종료되지 않는다. 분명히 본인의 아이가 먼저 때렸음에도 우리 아이는 잘못한 것이 없다며 우기는 것이다. 결국 애꿎은 직원이 피해자 아이의 부모에게 사과를 하고 상황을 정리하지만 가해자 아이의 부모는 오히려 더 화를 낸다. 그리고 ‘감히 귀한 내 아이의 기를 죽였다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무시무시한 선전포고를 남기고 나서야 비로소 카페를 떠난다.
유형4. 나만 공짜로 해줘요~ 은근슬쩍 공짜형
매장 내 비치해놓은 음료수를 말도 없이 꺼내먹고 계산서에 올리지 않는 손님은 그나마 애교다. ‘깜빡 했다’는 뻔히 보이는 거짓말에도 눈감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있지도 않은 후식을 내놓으라고 하거나 커피를 네 잔이나 시키니 음료 한 잔은 서비스로 달라는 손님은 정말로 곤란하다. 다른 카페는 해주는데 여기는 그런 것도 없냐며 타박을 주기도 하고, 다시는 오지 않겠다며 엄포를 놓는다. 입장 시간을 초과하고도 추가 요금을 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번 한 번만 공짜로 해주면 다음에 많은 엄마들과 함께 오겠다며 일방적으로 거래를제시하기도 한다. 간혹 마감 한 시간 전에 입장하며 입장료를 반으로 깎아달라거나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반밖에 먹지 않았으니 가격도 반만 받으라는 ‘반값 손님’도 있다.
유형5. 내 말이 진리이자 법! 나는 왕이로소이다형
직원들이 가장 골치 아프게 생각하는 유형이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로 직원들을 괴롭힌다. 따로 운영 시간이 있는 기차를 지금 당장 운영하라고 소리를 지르는 손님부터 어린 아이를 연령 제한이 있는 놀이기구에 반드시 태우겠다는 손님까지 카페 내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직원이 안 되는 이유를 열심히 설명해도 도통 듣지 않는다.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바로 클레임을 걸어 담당 직원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간혹 안전 규칙을 무시하고 본인이 또는 아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기도 하는데 이를 제재하면 바로 큰 목소리로 욕부터 날아온다. 이럴 때 직원들은 뒤에서 소곤소곤 말을 한다. ‘왕’이 아니라 떼를 쓰는 아이와 똑같다고 말이다.
환영 받는 손님은 따로 있다!
키즈카페 똑똑하게 이용하는 10계명
1 아이를 항상 시야에 두어라.
2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침착함을 유지하라
3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에서 불량 키즈 카페를 확인하라
4 돌봄 직원의 안전 수칙에 따르라
5아이가 알레르기가 있다면 음식을 주문하기 전 반드시 확인하라
6입장 시간이나 추가 요금은 미리미리 확인하라
7 불만 사항이 있다면 먼저 담당 직원에게 말하라
8 유행성 독감이나 전염병에 걸렸을 경우 방문을 삼가라
9 입장, 퇴장 시간을 준수하라
10매달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그램을확인하라
강은진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