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올해에도 두둑한 연말 배당금을 받는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서 1000억 원 이상,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4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재현 CJ 회장도 기준좋은 연말 선물을 받아든다.
◆ 이건희 회장, 삼성전자·삼성생명 배당금 두둑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배당률을 올 주가수준의 1% 선으로 정했다. 현재 평균주가 140만 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보통주 기준으로 1만4000원의 배당을 하게 된다. 지난 7월 주당 500원씩 중간배당을 했기 때문에 내년 초 있을 배당금은 1만3500원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은 498만5464주(3.38%)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697억9600만 원(중간배당금 합산)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 회장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도 삼성전자 주식 108만3072주를 가져 151억6300만 원의 배당금이 예상된다. 84만403주를 가진 이재용 부회장은 117억6564만 원을 수령한다. 이 회장 일가가 삼성전자에서 받는 배당금 총액만 967억2464만 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 주식 4151만9180주(20.76%)도 갖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주당 1500원씩 배당한 걸 감안하면 삼성생명에서도 622억7877만 원의 배당금이 예상된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통해 130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예상하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도 일정액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현대차를 비롯한 4개 계열사에서 418억 원 가량의 배당금을 받는다. 지난해 배당률 기준으로 현대차에서 216억5200만 원, 현대모비스 128억8000만 원, 현대제철 53억4000만 원, 현대하이스코 20억500만 원 등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배당금 규모도 상당하다. 최 회장이 지분 38% 로 최대주주인 SK C&C가 주주배당을 지난해 1000원에서 올해 1250원으로 높여 최 회장이 받는 배당금 총액도 지난해보다 늘어난다. SK C&C에서 받는 배당금만 238억 원이 달할 전망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지분을 가진 계열사를 통해 각각 80억 원, 76억 원 가량의 배당금을 받는다.
◆ 배당은 '보너스'격 … 오너 연봉도 차원 달라
총수들은 연말 보너스 성격의 배당금 외에도 올해 적잖은 연봉을 지급받았다. 특히 최 회장과 김 회장의 경우 횡령·배임 재판으로 인해 올해 경영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각 회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등기이사로 올라있는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 등에서 3분기까지 19억 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등기이사에게 지급한 연봉을 평균으로 나눈 수치이기 때문에 최 회장이 받은 연봉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경영평가 업체 CEO스코어의 박주근 대표는 "매년 4분기엔 성과급 등이 더해지기 때문에 등기이사 연봉은 4분기 들어 큰 폭으로 오른다"고 설명했다.
SK 관계자는 "등기이사마다 연봉이 다 다르다" 며 "연봉의 경우 일반 직원들끼리도 공개 안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회장이 얼마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화(17억6500만 원), 한화건설(5억7800만 원), 한화케미칼(7억9500만 원), 한화엘앤씨(6억2800만 원)에서 적어도 38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김 회장은 지난해 법정 구속됐다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 1월부터 구속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한화 관계자는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면서도 "경영활동 여부와 관계없이 연봉은 지급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현 회장도 CJ제일제당(11억7700만 원)과 CJ CGV(2억5300만 원), CJ오쇼핑(2억7000만 원), CJ E&M(2억3500만 원), CJ대한통운(3억9000만 원)을 통해 30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나 다른 삼성 계열사로부터 받는 연봉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권민경/ 이지현/ 강지연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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