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호텔업은 문화브랜드 산업이다

입력 2013-12-23 21:30
수정 2013-12-24 05:23
한진수 <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


오늘날 호텔업은 지역사회의 정치·경제·문화 기능의 중심이며, 관광객 및 비즈니스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집을 떠난 집(home away from home)’으로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또 호텔은 숙박시설로서 뿐만 아니라 컨벤션·쇼핑·스포츠·문화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융복합적인 공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의 진화와 사회경제적 기여와는 달리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호텔을 유해업종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는 점은 상당히 유감스럽다. 이런 인식이 자리 잡게 된 데에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호텔 건립 독려 차원에서 숙박업 규제를 대폭 완화했으나 이에 대한 사후관리가 미흡했고, 여기에 1990년 초반 정부에서 호텔을 사치향락산업으로 규정한 기억이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예전에 호텔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발생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는 외래 관광객이 많지 않아 수요가 부족하던 시절에 있었던 부작용으로, 외래 관광객 1200만명을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는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보자. 현재 한국에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관광학과 계열 교육기관이 200여개를 헤아린다. 50여개의 관광고등학교와 호텔관광 전공을 개설한 전문계 고등학교도 있다. 4년제 대학 기준 호텔계열 졸업생은 매년 7000명에 이르며, 현재 약 6만명 이상이 관광숙박업에 종사하고 있다. 호텔이 유해업종이라고 한다면 현재 관광숙박업에 종사하면서 외래 관광객을 맞이하는 건강한 직업인들을 유해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호텔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위해서는 관광숙박업 경영주의 역할과 마인드 변화도 필요하다. 호텔의 사회적 공헌도를 높이고 국민과 가치를 공유하는 장소로서 접근해야만 호텔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호텔을 유해업소가 아니라 외화 획득과 일자리 창출의 장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호텔이 단순히 숙박과 식음료를 제공하는 사업이 아니라 한 국가의 문화브랜드 산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호텔이 미래의 중요한 산업이라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기대한다.

한진수 <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