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윤 인턴 기자 ] 부부 평균 대화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달 11~16일 전국 기혼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부 평균 대화 시간' 및 '5차 저 출산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설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3쌍 가운데 1쌍은 하루에 30분 정도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동안 일어나는 부부 평균 대화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이라고 답한 비율이 32.9%로 가장 높았고 '10에서 30분'이 29.8%, '10분 미만'이 8.6%으로 뒤를 이었다. 약 40%는 부부 평균 대화 시간이 하루에 30분도 채 되지 않았고 1시간 미만으로 대화하는 부부는 71.3%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부부 대화 단골 주제인 자녀 교육, 고부 갈등, 건강 문제 등을 함께 나눌 수 있는 TV 프로그램 어디 없을까. 부부 평균 대화 시간이 줄어 든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별다른 얘깃거리가 없는 부부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 베스트.
◆ 백년손님 자기야, 남편들의 리얼한 처가살이 프로젝트
결혼은 곧 고부갈등의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며느리는 시댁에 가서 음식하느라 앉아보지도 못하지만 사위는 친정에 가면 만년 손님이다. 하지만 사위가 집에 올때 장모가 씨암탉을 잡는 시대는 갔다.
2013 년 고부갈등 보다 뜨거운 화두로 장서 간의 문제가 떠오르고 있는 요즘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 '백년손님 자기야(이하 '백년손님')'다. '백년손님'은 피부과의사 함익병, 내과의사 남재현 등 일반인 사위들이 아내없이 홀로 처가에 가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1박2일 동안 사위들이 장인, 장모들을 도우면서 가깝지만 어렵고도 어색한 그들의 사이가 변하는 모습을 살펴본다.
이 중 함익병은 장모의 헬스트레이너를 자처하며 사사건건 잔소리를 늘어놓을 뿐만 아니라 서스럼없이 장난을 친다. 지난 7월 방송에서 함익병은 장모에게 수영을 배우면서 "새로운 별명을 지어드리겠다"며 "좋게 말하면 물개, 나쁘게 말하면 바다코끼리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남재현은 장모의 폭풍 잔소리에도 묵묵히 일하는 '남데렐라'로 통한다. 뭐든 열심히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그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동질감을 느낀다.
◆ 유자식상팔자, 사춘기 자녀 vs 갱년기 부모 '치열한 입담 대결'
종합편성채널 JTBC '유자식 상팔자'는 일명 가족 소통 토크쇼로 지상파 못지 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전 국회의원 강용석, 방송인 김구라, 개그우먼 이경실 등이 자녀들과 함께 출연해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와 갱년기 부모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세대차를 차츰 좁혀간다.
특히 강용석의 두 아들은 매회 방송에서 "엄마 아빠는 연예계 뒷담화할 때만 궁합이 잘 맞는다" "아빠는 정치 기사 보는 척하면서 19금 사진을 본다" "아빠가 대통령 된다면 난 이민 가겠다" 등의 폭탄 발언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재혼 가정인 이경실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들과 출연해 서로의 아픔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녀는 "아들이 외국 생활을 오래 해서 한국에서 친구들과 잘 융화되지 못했다"며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도 많이 사귀게 됐고 학교에서도 활발해진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어린이 예능 프로그램 MBC '일밤-아빠 어디가',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황당하면서도 궁금한 이야기를 각 분야 고수들이 출연해 알려주는 MBN '황금알' 등이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부부간 서로 시간을 내서 대화를 하려고 하기 보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공통적인 관심사를 찾고 점점 대화 시간을 늘려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새 맞장구를 치며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지윤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