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고려아연, 금값 하락에도 기관 '러브콜'…왜?

입력 2013-12-23 14:44
[ 정혁현 기자 ] 고려아연을 향한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18일부터 고려아연 주식 10만5097주(309억원)를 사들였다.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도 반등했다.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 3거래일 동안 6% 가까이 오른 데 이어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3% 넘게 뛰며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고려아연 선호현상을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매력 부각 덕분으로 풀이했다. 정보기술(IT)·자동차 등 엔화 약세로 주도주가 힘을 잃자 가격이 싸고, 중장기 투자매력이 부각된 고려아연에 선취매가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국내 50위권 대형주 중 유일하게 연초 대비 30% 가량 주가가 빠진 종목"이라며 "저가 매력과 증설에 따른 중장기 투자매력이 부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처한 상황은 녹록치 않다. 고려아연은 아연·연(납)·금·은 등을 생산·판매하는 비철금속 제련회사로, 올해 원자재 가격 약세가 이어지면서 실적 부진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7월 고려아연 주가는 25만1500원으로 52주 최저가로 곤두박질쳤다.

올해 1월 22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 당 1692.8달러까지 올랐던 금값은 현재 28.81% 하락한 1205.1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9일에는 온스 당 1195달러로 1200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은과 아연, 납 가격도 연초 대비 각각 40.08%, 7.56%, 11.39%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지만 고려아연의 실적 전망은 나아졌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내년 실적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7219억원. 올해 예상 영업이익 6212억원보다 16.21%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급락 원인이었던 원자재 가격·환율 등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고려아연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증설 효과로 성장 동력이 확보됐다는 분석도 중장기 성장 기대에 힘을 실었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가 6개월에 걸쳐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원자재 가격,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희석되고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말 아연 전해공장, 2015년 말 제2비철단지 증설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며 "2015년부터 품목별 판매량이 50%이상 증가하고, 증설이 모두 반영되는 2016년에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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