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낮아지는데…도요타 "유럽생산 소형차 들여올까"

입력 2013-12-22 22:23
美 생산분보다 세금 유리
야리스·오리스 수입 검토


[ 전예진 기자 ]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유럽에서 만든 자동차를 한국에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유럽산 자동차의 수입 관세가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22일 한국도요타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에 유럽에서 생산하는 소형차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요타는 프랑스 오냉 공장에서 소형차 야리스를, 영국 더비셔 공장에서 준중형차 오리스(사진)와 중형차 아벤시스를 각각 만들고 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유럽 공장에서 만든 소형 해치백 수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안전 및 환경규제와 수입통관절차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내년에 수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그동안 중소형차를 한국에 들여오는 것을 꺼려왔다. 물류비와 관세, 환율 등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폭스바겐, 미니, 푸조 등 소형 디젤 엔진을 얹은 유럽 브랜드에 밀려 판매도 부진했다. 도요타의 1.8L 준중형차 코롤라는 월 1대꼴로 팔리는 수준이며, 혼다의 1.4L 소형차 인사이트는 판매량이 저조해 단종됐다.

그나마 소형 스포츠카 CR-Z와 1.8L 준중형차 시빅이 월 10~20대가량 판매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유럽산 중소형차를 들여오려는 이유는 내년부터 미국산보다 유럽산 자동차의 관세 인하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는 2015년까지 4%로 관세율이 유지되는 데 비해 유럽에서 수입하는 1500㏄ 이상 중대형차는 한·EU FTA 발효 3년 째인 내년 7월1일부터 관세가 없어진다. 1500㏄ 미만 소형차 관세율도 5.3%에서 2.6%로 내려간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미국산 일본차로 국내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어 유럽산 도입에 적극적이다. 한·미 FTA가 발효된 작년부터 도요타는 캠리·벤자·아발론, 닛산은 알티마, 혼다는 어코드·CR-V 등 미국산 볼륨모델(대량판매차종)을 집중적으로 들여와 인기를 끌었다. 올 1~11월까지 일본 3사(렉서스·인피니티 제외)의 판매 대수 1만4134대 중 미국산 비중은 82.8%에 이른다.

업계는 한·미 FTA와 엔저로 수혜를 입은 일본차 업체들이 내년부터 공격적으로 수입처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뿐만 아니라 한국닛산도 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럽산 중소형차 수입을 검토 중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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