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백승현 기자 ]
모두가 돈밖에 모르는 여자라고 욕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미친 듯이 돈을 벌고 또 일생을 바친, 그 결과 죽음까지 맞게 되는 무모하지만 한편으론 순수했던 한 사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개츠비.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은 사실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분신이었다.
피츠제럴드는 1896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가난한 농부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유했던 외가의 도움으로 프린스턴대에 입학했다. 재학 중 은행가의 딸 지니브러 킹을 만났지만 신분 차이로 거절당하고, 4학년 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복무 중 만난 판사의 딸 젤다 세이어와 교제했지만 그녀 역시 가난을 이유로 파혼을 알려왔다. 두 번의 상처는 이후 피츠제럴드 작품의 근간이 됐다.
1차대전 뒤 경제 호황을 타고 물질적 풍요에 빠져 있던 1920년대 미국 사회에 ‘신분 장벽으로 인한 사랑의 실패’를 다룬 피츠제럴드의 소설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1920년 ‘낙원의 이쪽’으로 문단에 데뷔, 경제적 안정을 찾으면서 세이어와의 결혼에 성공했다. 1925년작 ‘위대한 개츠비’가 당시 문단을 주름잡던 T S 엘리엇의 극찬을 받으면서 큰돈도 벌었다.
그가 추구했던 부(富)는 그에게 독이 됐다. 술과 방탕한 생활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피츠제럴드는 아내가 신경쇠약증에 걸리자 치료비 마련을 위해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 일을 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정신질환자와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밤은 부드러워’ 등 신작도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예전 같지 않았다. 스스로를 이기지 못하고 알코올중독에 빠진 그는 1940년 유작 ‘최후의 대군’을 집필하던 중 심장마비로 눈을 감았다. 73년 전 오늘이다.
■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미국 세인트폴 출생
-1913년 프린스턴대 입학
-1917년 1차 세계대전 참전
-1920년 처녀작 ‘낙원의 이쪽’
-1922년 단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1925년 장편 ‘위대한 개츠비’ 발표
-1940년 심장마비로 별세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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