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민 기자] 이별 후 허망한 심정을 읊조리듯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에 왈칵 눈물이 난다. 방금 이별했음에도 그 마음을 억누를 수밖에 없는 듯한 애절한 목소리는 듣는 이의 감정마저 빠르게 마취시킨다. 가수 화요비의 노래였던 ‘마취’가 가수 숙희(본명: 진정연)의 목소리로 재탄생 되어 KBS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OST에 삽입되었다. 왕광박(이윤지 분)과 최상남(한주완 분)의 절절한 이별이 그려질 때 흘러나온 숙희의 목소리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 한몫했다.이만한 호소력과 가창력이라면 외모보다는 음악성으로 승부를 보는 가수이지 않을까. 하지만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숙희는 예쁘고 작은 얼굴에 멀리서도 눈에 띄는 날씬한 각선미를 가진 미모의 발라드 가수였다.
그녀의 무대를 보고 있자면 그야말로 ‘프로페셔널’하다. 감정과 눈빛 그리고 가창력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 게 없는 실력파 가수다. 하지만 숙희는 5년차 가수임에도 무대에 올라설 때마다 긴장된다고 말했다. “무대에 올라가면 ‘실수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요. 긴장도 많이 하는 편이구요. 그렇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이랄까요.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의 마음처럼 콩닥콩닥 설레요”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불러주는 것이 최고의 엔돌핀이라고 말하는 숙희. 노래를 따라 부른다는 것은 적어도 한 번쯤은 그의 노래를 들어본 것이니 그 생각을 하면 힘이 솟는 것이다. 숙희는 자신을 좋아해 주는 팬들의 마음이 고마워 종종 문자나 SNS로 대화를 주고받는 등 팬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정말 어렸을 적부터 저를 좋아해 주신 팬도 있어요. 제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힐링이고 즐거움이라는 말을 들으면 너무 감사해요. 그래서 SNS를 통해 이런저런 대화를 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팬들을 많이 챙겨드리려고 노력해요. 물론 노래로 보답해드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웃음)” 숙희는 이적, 김동률, 바비킴, 휘성, 바이브, 빅마마, 박정현, 김범수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뮤지션들과 함께한 코러스걸 출신이다. 비록 그의 자리는 무대 뒤였지만 존경하는 뮤지션들의 코러스를 담당하는 것에 자부심이 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당시에는 메인 가수가 되야겠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그분들과 함께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벅찬 감동이었거든요.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했어요.(웃음) 지금도 그분들은 제 우상이자 롤모델이에요. 특히 박정현 선배님은 제 첫 앨범이 나왔을 때 ’익숙한 목소리다 했더니 정연이네? 노래 정말 좋다‘며 문자까지 보내주시더라구요. 린 선배님은 노래에 대한 조언과 더불어 좋은 사람들도 많이 소개시켜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실력파 뮤지션들과 함께 했던 나날들은 고스란히 숙희의 내공이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가이드 녹음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이를 들은 작곡가 조영수가 썩히기 아까운 목소리라고 판단한 것이 ‘조영수의 페르소나’ 숙희가 가수로 데뷔하게 된 계기다. “조영수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어는 기분 좋지만 부담스러운 수식어에요. 하지만 그에 걸맞은 가수가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게 되는 동기이기도 하죠” 이후 조영수는 KBS ‘뮤직뱅크’에서 피아노 반주로 숙희의 무대를 함께 하는 등의 지원사격도 아끼지 않았다.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이던 대학 시절, 노래를 전공하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특히 숙희의 목소리는 돋보였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숙희처럼 노래하라’며 잔소리를 할 정도로 그의 노래에는 짙은 호소력과 애절함이 담겨있었다. 그 비법을 묻는 말에 그는 “연애와 이별 경험?”이라고 웃으며 답했다.“연애를 그렇게 많이 해본 건 아니에요. 제가 한번 빠지면 푹 빠져서 오래 가는 스타일이거든요.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했던 추억이 너무 아파서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어요. 그런데 힘들었던 이별 경험이 노래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더라구요. 감정도 풍부해지구요. 그 때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노래에 담긴다고나 할까요.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웃음)”디테일하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가사를 좋아하는 숙희는 윤종신의 가사를 특히 좋아한다. 노래를 할 때에도 가사 표현에 가장 심혈의 기울인다는 숙희. 노래 속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시간과 공기 그리고 온도 등을 상기시키며 노래하기에 그의 노래는 더욱 와 닿나보다.이 정도 외모면 연기에도 관심이 있지 않을까. 그는 “연기는 아직 준비해본 적이 없어서 잘 할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연기와 음악이 접목된 뮤지컬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인다. “내 길은 음악이에요. 그러니 연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첫 장르는 뮤지컬이고 싶어요”
발라드 가수의 이미지에 국한되어 있어 아쉽다는 숙희는 다음 앨범에서는 조금 빠른 템포의 음악으로 팬들을 찾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지금은 저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을 찾는 중이에요. 앨범이 나온 후에는 음악 방송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 대중 앞에 나설 예정이구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이니 작사 작곡 공부로 음악적 역량을 꾸준히 기를 거예요. 개인적으로 성시경 선배님과 꼭 듀엣을 해보고 싶은데요, 열심히 활동한다면 언제가 함께 녹음할 날이 오겠죠?”(사진제공: w스타뉴스 DB)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택시’ 주원 깜짝 고백…“베드신은 아직 생각없다” ▶ 김성령 링거 셀카 "또 컨디션 안 좋아" 수척해진 모습 ▶ 김원준 집공개, 추억의 물품들이 그대로…‘추억이 새록새록’ ▶ 김창렬, 아내의 진심 어린 편지에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울컥 ▶ [포토] 고수, 너무나 예의바른 '고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