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EC, 2대주주 '탈출'…매도 시점 절묘하네

입력 2013-12-20 14:30
[ 정혁현 기자 ] SMEC의 2대주주인 디엠씨가 유상증자 결정 발표 직전 이 회사 지분을 대거 매각해 미공개 정보이용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엠씨는 지난달 5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SMEC 지분 9.36%(135만5282주)를 장내 처분했다. 디엠씨가 보유 중인 SMEC 지분은 10.03%(147만282주)에서 0.67%(11만5000주)로 줄었다.

문제는 지분 매각 시점이다.

SMEC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소집해 226억7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SMEC 주가는 다음날인 12일 하한가로 직행했다. SMEC 주가는 5000원선까지 밀렸다.

박효찬 디엠씨 대표는 SMEC의 등기임원이다. 등기임원은 이사회 의결권을 가진다. 통상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할 때 이사회 멤버에게 상정될 안건을 통보한다는 점에서 박 대표는 SMEC의 유증 계획을 미리 알 수 있었다.

디엠씨는 유증계획이 발표되기 직전까지 SMEC 지분을 팔았다. 디엠씨의 평균 처분단가는 7021원. 3000원선에서 움직이던 SMEC 주가는 올해 9월부터 3D프린팅산업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1만600원까지 치솟았다. 디엠씨는 2010년 SMEC가 뉴그리드를 통해 우회상장하기 이전부터 SMEC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SMEC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사회를 열었고, 유상증자 절차를 진행했다"며 "디엠씨 측에서 지분을 처분했다는 사실은 공시를 통해 뒤늦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디엠씨 측에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었음을 알았더라면 시기상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지분 매각을 미루게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엠씨 측은 주식 매도 시점이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미공개 정보이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디엠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제품 라인업 변화에 따른 생산라인 개보수와 미국 현지법인 개설에 따른 투하자본 증가로 자금난을 겪어왔다"며 "이번 지분 처분 결정은 자금난 해소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박효찬 대표는 이날 SMEC 등기임원직을 자진 사임했다. 박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였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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