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대한항공이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3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 확보에 나선다. 유동성 확보로 최근 800%대까지 치솟은 부채비율을 낮추고 자금난에 빠진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9일 대한항공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경영설명회를 열고 재무구조 자구개선 및 한진해운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우선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S-Oil 지분 3000만주를 매각해 2조2000억원을 마련한다. 연료 소모가 많은 구형 보유 항공기 13대를 매각해 2500억원을 추가 확보하고, 부동산 및 투자자산을 팔아 1조400억원의 신규 자금도 수혈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800%대까지 상승한 총 부채비율을 400%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상균 대한항공 재무본부장(부사장)은 "항공산업의 특성상 부채비율이 경영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동양 사태 이후 이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이 달라지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규 항공기 구입 등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연간 10대 규모의 최신 비행기를 구입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계열사이자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 계획도 밝혔다.
지난 10월31일 15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한진해운홀딩스가 제공하는 한진해운 담보가치 한도 내에서 1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단 은행에서 한진해운에 3년 이상 만기의 3000억원 이상을 대출한다는 선행 조건을 만족해야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한진해운의 4000억원 범위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 경우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윤주식 한진해운 부사장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퇴진 여부나 대한항공의 자회사 편입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한진해운 역시 자구개선안을 발표했다. 원가절감, 벌크적자사업 철수, 노선 합리화 등을 통해 3729억원 규모의 영업손실 축소효과를 기대한다는 것.
이상균 부사장은 "새로 취임한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이 강력한 구조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해운 시황이 바닥을 치고 올라올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원책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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