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아 기자 ]
‘2013 올해의 CEO 대상’을 수상한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사진)는 1996년 신영자산운용의 창립멤버로 시작해 2010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은 최근 2년간 전체 운용자금 수탁 규모가 4조7000억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또 이 회사의 대표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펀드’와 ‘신영마라톤펀드’는 각각 2002년 4월과 2003년 5월 설정된 후 누적수익률이 현재까지 388.61%와 444.12%에 달했다.
이 대표는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중시한다. 또 ‘주식투자’보다는 ‘기업투자’를 강조한다. 시장에 투자하면 타이밍에 따른 단기차익은 노릴 수 있겠지만, 더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대표는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저평가 종목에 투자하고, 너무 잦은 매수와 매도는 지양한다. 주식 매매회전율이 너무 높으면 펀드 운용 시 고객들에게 수수료가 지나치게 많이 나가고, 장기 수익률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영자산운용은 펀드 운용사들의 평균 근속 연수도 10년을 웃돌아 일관된 장기투자의 가능성을 높인다. 신영자산운용은 매년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인턴제도 적극 활용한다. 이 대표는 “젊은 매니저들은 자신이 현재 맡은 고객의 자산을 일흔이 넘어서도 관리할 것이란 생각으로 일해야 한다”며 “고객과 평생 같이 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회사의 투명성 확보 필요성도 강조한다. 그는 “금융사는 투명해야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며 “신뢰가 커져야만 덩치 큰 은행 및 보험사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신영자산운용과 모회사인 신영증권의 경영철학인 ‘신즉근영(信卽根榮·신뢰가 곧 번영의 근간이다)’과 상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1980년대 후반 ‘정크본드 투자의 아버지’로 불렸던 미국 투자자 마이클 밀켄에 대한 외신보도를 접한 후 금융업에 매력을 느껴 전직했다. 그는 1987년 신영증권의 기업 인수부로 입사해 기업공개(IPO) 업무를 담당한 후 국제부에서 한국물 발행과 외국인 투자유치 업무를 맡았다. 1996년 신영자산운용이 설립되면서 초대 주식운용총괄 담당자 및 법인영업 책임자로 영입됐다. 그리고 2010년 신영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했다.
이 대표의 취미는 한학 연구다. 좌우명 역시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극즉반(極卽反·정점에 도달하면 내려오고 바닥으로 추락하면 올라갈 일만 남았다)’이다. 이 대표는 “이 좌우명이 급변하는 주식시장에서 투자 원칙을 실천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