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발로 뛰는 사회공헌
기부금에 그치지 않고 소외된 이웃 직접 찾아 봉사
김장, 연탄 배달, 낡은 집 수리…'따뜻한 겨울' 나누기 구슬땀
[ 전예진 기자 ]
# 지난 11일.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직원들은 김장을 담그느라 분주했다. 전날 절임배추의 물을 빼고 갖은 재료를 썰어 김장양념도 미리 준비했다. 이날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50여명의 직원은 여수다문화복지원 자원봉사자 100명과 함께 1600포기의 김장을 담갔다. 김장김치는 겨울나기가 힘든 소외된 재가 독거노인, 조손가구, 경로당, 다문화가구 등과 경로식당, 희망밥차에 사용된다. 이 행사는 매년 12월 중순 여수시노인복지관 앞마당에서 ‘정성가득 김장나눔대축제’라는 이름으로 개최된다. 올해로 18년째다. 기업이 주민들과 온정을 나누고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사회공헌활동의 미담 사례로 자리 잡았다. 김평득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김장나눔 문화를 전통으로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소외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나눔을 펼치고 있다.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에 기부금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늘었다. 자원봉사단체와 함께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기도 한다. 프로그램도 김장담그기, 연탄배달, 집고치기, 무료급식소 등으로 다양해졌다.
사랑의 연탄 배달
삼성은 일찍 찾아온 추위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을 위해 연탄배달을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동행’ 봉사팀은 지난 5일 오전 천안시 풍세면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연탄을 전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로 구성된 봉사원 35명은 10가구를 방문해 총 4500장을 전달했다. ‘동행’ 봉사팀은 2011년부터 매년 겨울 소외계층에 연탄을 배달해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30가구에 1만장의 연탄을 직접 배달했다. 삼성전기 임직원 100여명도 12일 부산 동구 저소득층에 연탄 2만4000장을 전달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연탄을 기부하는 온라인 캠페인 ‘사랑의 연탄 보내기’를 진행했다. 삼성에버랜드가 지난해부터 사단법인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본부와 함께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에버랜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를 방문해 ‘사랑의 연탄보내기’ 게시물을 ‘좋아요’ 또는 ‘공유’하면 개당 1장의 연탄이 기부된다. 최대 10만장의 연탄 기부가 목표다. 이 캠페인은 시작한 지 하루 만에 3만명이 동참해 호응을 얻었다.
낡은 집 고쳐주기
겨울철에는 보일러나 전기시설로 화재가 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낡은 집을 수리해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곳도 있다. GS칼텍스는 연말연시 집고치기 봉사활동을 펼친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임직원 70명은 지난달 23일 여수시 충무동 및 광무동 일대의 독거노인 38가구를 방문해 보일러를 수리해주고 전기 점검을 했다.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고 현관문과 창틀에 방한 설비도 달았다.
이번 봉사활동은 GS칼텍스 여수공장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총 41개의 자원봉사대 중에서 집수리 분야에 특화된 12개 봉사대 연합이 주축이 됐다. 계전, 안전, 공무 분야 등에서 10여년 이상 근무하고 산업기사, 전기기사 등 자격을 보유한 전문가들로 봉사대를 구성해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했다.
LG화학도 올해 저소득층 5가구를 대상으로 3000만원을 들여 ‘따뜻한 집 만들기’ 사업을 했다. 11년째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LG복지재단 주관, LG그룹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 저소득층의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2003년부터 매년 여수지역 저소득층 가정을 선정해 화장실, 싱크대 공사, 창호교체, 도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수혜가구는 올해 5가구를 포함, 총 105가구에 이른다.
방한복, 방한이불 선물
현대자동차는 방한복과 방한이불 등 겨울나기 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 10월 전통시장 상품권 4400만원으로 방한이불을 구입, 지역의 홀로 사는 노인 730명에게 전달했다. 겨울 한파에 대비해 독거노인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돕고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방한 이불을 구입해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자는 취지다. 현대차는 올해 1월에도 울산지역 독거노인 750명에게 7500만원 상당의 방한복을, 장애인 730명에게 4400만원 상당의 방한이불을 각각 전달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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