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택배' 노년층 일자리로 부상

입력 2013-12-15 22:11
수정 2013-12-16 05:21
[ 박준동 기자 ] 지 난 13일 부산의 벡스코 제2전시장 4C홀. 부산진구에 사는 정모씨(64)는 진열된 전동카트를 작동하는 직원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부산지역 한 유명 사립대에서 고위 행정직을 지낸 그는 몇 년 전 퇴직한 뒤 쉬다가 소일거리로 실버택배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그는 “아직 몸도 건강해 일할 수 있는 만큼 실버택배를 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실버택배에 관심을 기울이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실버택배란 은퇴한 노년층 등이 거주하고 있는 동네에서 택배를 전달해 주는 일.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이나 동사무소 앞까지 젊은 택배기사가 물건을 갖다 주면 이를 다시 집집마다 다니면서 배송해주는 업무다.

CJ대한통운이 부산시 고령인력종합관리센터, 노인인력교육센터 등과 손잡고 지난 5월 설립한 실버택배전문기업 ‘실버종합물류’엔 200여명의 노년층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들은 실버종합물류가 제공하는 전동카트, 전동자전거 등을 타고 다니며 하루에 50~60여개의 택배 물량을 배송한다. 택배 한 개당 배송 수입은 500원. 이들은 한 달 평균 100만원 가까운 소득을 올리고 있다. 실버종합물류는 실버택배원들의 건강 유지를 위해 하루 4시간씩 교대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CJ대한통운은 실버택배에 힘입어 회사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송의 부담이 없어진 젊은 택배기사가 택배 물량을 받아오는 집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더 많은 물량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또 젊은 택배기사도 수입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배송은 건당 800원이지만, 집하는 건당 1500원 안팎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2015년까지 실버택배원을 1000여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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