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도 시민들이 만들었듯이 시민들이 이끄는 도시발전모델 보여줄 것"

입력 2013-12-15 21:11
수정 2013-12-16 04:50
부산창조재단 공동이사장 맡은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 김태현 기자 ]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가 뉴욕 시민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듯이, 한국에서도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도시 발전을 이끄는 사례를 부산에서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지난주 부산에서 ‘부산창조재단’이 출범했다. ‘시민들의 손으로 지역발전을 일군다’는 취지로 만든 일종의 ‘지역재단’으로 국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이다. 재단 공동이사장을 맡은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65·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센트럴파크 얘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뉴요커들의 자부심이 된 센트럴파크는 시민들이 기금을 만들어 조성 과정에 힘을 보탰고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뉴욕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도시에서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활력을 불어넣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한국에도 이런 일이 많아져야 한다”며 “부산에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뉴욕에선 한 펀드매니저가 센트럴파크 보호·발전을 위해 1억달러를 기부했다.

신 이사장은 구체적인 프로젝트 계획도 밝혔다. 그는 “내년부터 ‘커뮤니티 트러스트’(시민신탁) 개념을 융합한 부산 근대문화유산 발굴과 보존운동을 펼치고 동남권 로컬푸드운동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나 지방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시민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기금을 만들고 이 기금을 공익단체에 배분해 부산 지역발전과 변화를 이끄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1978년 세운철강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신 이사장은 2006년부터 6년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서부산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공장용지 확보를 비롯해 오페라하우스 유치, 기장군 명례산업단지 조성 등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창조재단 출범은 부산 재계와 학계 등의 의견이 모이면서 이뤄졌다. 재단은 금전 등의 기부뿐만 아니라 재능 기부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재단엔 신 이사장과 함께 공동이사장을 맡은 이장호 BS금융그룹 고문과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사장, 강의구 코스모스마린 회장, 오형근 대한제강 사장, 김영도 동의과학대 총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하선규 부산YWCA 이사장 등 20명이 이사진으로 참여했다.

신 이사장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