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40대 강남 아줌마들 마음 훔친 도요타 아발론···정숙성·편안함은 렉서스급

입력 2013-12-13 12:52

[ 김정훈 기자 ] "요즘 강남에 사는 40대 아줌마들 사이에 아발론이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1호차 주인공도 40대 여성 고객이었죠."

한국도요타가 아발론을 출시한다고 했을 때 일각에선 과연 성공할 수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대중 브랜드 도요타는 인기 차종 캠리가 있고, 프리미엄 브랜드는 렉서스가 있는데 왜 굳이 5000만원짜리(4940만원) 차를 파느냐는 거였다.

하지만 도요타는 한국 시장에서 캠리 이상의 모델을 원했다. 현대차 그랜저나 제네시스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캠리보단 덩치 크고 고급화 된 대형 세단이 필요했다.

대신 가격대는 철저히 렉서스의 베스트셀링 세단으로 꼽히는 ES350 아래급으로 맞췄다. 수입차 시장에서 분명히 아발론 같은 차를 원하는 소비자가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아발론은 최근 강남 주부 층을 중심으로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는 게 회사측 반응이다.

2000년대 중반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렉서스 신화를 만들었을 당시 강남에 거주하는 40대 주부들은 렉서스 ES에 열광했다. 운전하기가 쉬우면서도 승차감이 미국차나 유럽차에 비해 편안하고 정숙하다는 게 이유였다.

최근 서울 도심과 시외에서 몰아온 아발론은 주행 성능, 안락함, 정숙함 등 여러 항목이 렉서스급이었다.

6기통 3.5ℓ 가솔린 엔진의 시동을 켜고 달리는데 바깥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차가 정숙해서 길 가던 사람들조차도 뒤에서 차량이 오는지 확인을 잘 못했다.

가속 페달에 발을 가볍게 올려놔도 차는 앞으로 툭툭 튀어 나간다. 도심 구간에서 시속 100㎞까지 속도를 올리면 주행 반응은 매우 부드럽다. 동력 성능을 확인했더니 277마력에 엔진회전수 4700rpm에서 최대 35.3㎏·m의 토크 힘을 낸다.

대형 세단인데도 스티어링 휠(핸들)의 조작감이 무겁지 않아 여성 운전자들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운전자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도록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에코·노멀·스포츠)을 지원한다.

잠시 아발론을 타본 30대 직장인 여성은 "이 차 마음에 드네. 실내가 고급스럽다."고 말했다.

아발론은 어쩌면 남성들보단 여성 운전자에게 환영받는 세단일지도 모른다. 실내 공간의 넉넉함과 주행시 편안함, 적당히 고급스러운 장치들이 여성 고객들에게 어필할 만하다.

아발론은 렉서스의 인기 차종인 ES시리즈가 갖춘 크기와 모든 기능을 즐길 수 있는 차다. 상표만 렉서스가 아닌 도요타 엠블럼을 단 것일뿐, 상품성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아쉬운 대목을 꼽자면 캠리와 외형이 닮은꼴이어서 아발론의 특징이 숨어버렸다는 것.

렉서스 브랜드의 가격 거품을 빼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싶다는 고객에게 아발론은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캠리가 다소 작다고 느꼈거나 1000만원 이상 비싼 ES350에 가격 부담을 느낀 고객에게 안성맞춤 차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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