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몸 담그고 대게찜 한 입 꿀꺽…뭉친 피로가 싹~

입력 2013-12-13 11:32
전국여행 - 백암온천



울진으로 향하는 길은 쉽지 않다. 전국의 교통이 사통팔달로 연결된 지금도 서울에서 가려면 빨라도 대여섯 시간은 잡아야 한다. 겨울에는 더 멀고 험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 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겨울에 느낄 수 있는 울진의 맛과 멋 때문이다. 백암온천과 덕구온천, 큰 온천 단지가 두 곳이니 겨울 여행은 온천욕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백암온천에선 비단결처럼 부드럽게 몸을 휘감는 온천수가 먼 길 달려온 여행자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다양한 온천시설이 있는 백암온천

백암온천은 사슴을 쫓던 사냥꾼이 발견했다는 유래부터 재미 있다. 신라 때 한 사냥꾼이 화살을 쏴 사슴을 맞혔다. 그런데 사슴은 금세 상처를 치유하고 도망쳤다. 사슴이 머물렀던 자리를 사냥꾼이 살펴보니 뜨거운 물이 샘솟더라는 것. 1610년 판중추부사 기자헌이 풍병을 치료하기 위해 평해 땅에 있는 온천에서 목욕하기를 청하니 광해군이 잘 다녀오라며 휴가를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백암온천은 무색무취의 알칼리성 온천이다. 용출할 때 온도가 53도나 되기 때문에 데울 필요가 없다. 불소, 수산화나트륨, 염화칼슘 등 우리 몸에 유익한 각종 성분이 함유되어 만성 피부염, 자궁내막염, 부인병, 중풍, 동맥경화, 천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뜨거운 탕에 푹 담그고 있노라면 찬 바람에 웅크린 몸이 풀리는 느낌이다.

백암온천특구에는 온천 시설이 여럿 있는데, 대부분 온천탕을 겸비한 숙박시설이다. 노천탕을 갖춘 곳이 없어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은데, 노천탕 대신 족욕은 어떨까. 한화리조트 건물 오른쪽 뒤로 돌아가면 온천학습관이 나온다. 마당에 온천수가 약수처럼 솟아오르는데 그 자리에서 마실 수도 있고, 보온병에 담아갈 수도 있다.

울진대게와 붉은 대게의 쫀득한 맛

겨울철 최고의 맛, 대게를 만나러 후포항으로 향한다. 먼저 후포항여객선터미널 2층에 자리한 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을 찾았다. 대게와 붉은대게(홍게)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곳이다. 옛사람들이 대게를 잡던 모습, 대게잡이 어선, 대게의 종류, 대게와 붉은대게 구별법, 대게 맛있게 먹는 법, 싱싱한 대게 고르는 법 등 다양한 정보가 알아보기 쉽게 전시돼 있다.

후포어시장은 대게를 맛보러 온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대게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쪄주는데, 이때 성급하면 안 된다. 살아 있는 게를 바로 찜 솥에 넣으면 다리가 툭툭 끊어지기 때문이다. 미지근한 물에 넣고 움직임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린 뒤에 쪄야 다리가 온전히 붙은 대게를 맛볼 수 있다. 대게 외에 활어와 다양한 건어물도 넘쳐난다.

대게요리 가운데 으뜸은 찜이다. 달달하면서 짭조름하고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어시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백암회센타에 대게와 활어 회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여럿 있다. 후포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10여분 올라가면 거일마을이 나온다. 지명이 ‘게 알’에서 나왔을 정도로 예부터 이름난 대게 집산지다. 바닷가에 세운 울진대게 유래비와 황금대게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여행팁

백암온천을 가려면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풍기IC에서 5번 국도를 타고 영주와 봉화 방면을 거쳐 문암삼거리까지 가야 한다. 온정 방면에서 좌회전 하면 한티로를 넘어 온천로가 나오고 백암온천이 보인다. 한화리조트(hanwharesort.co.kr) 배암온천은 온천시설도 좋지만 숙박시설도 깔끔하게 갖추고 있다. 백암스프링스호텔(springshotel.co.kr, 054-787-3007)과 백암온천호텔피닉스(054-787-3006)도 굿스테이로 지정된 좋은 숙소다.

산채비빔밥과 대게탕은 희바위한식고을(054-787-3400), 모둠회는 부산회식당(054-788-4926)을 추천한다. 주변 볼거리로 월송정과 망양정이 있다. 고려 때 지은 월송정은 정자에서 굽어보는 바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월송정으로 이어진 길 주위에 펼쳐진 솔밭이 큰 보물이다.

해맞이공원에서 일출과 바다 전망을 즐기기에 좋다. 망양정 해변의 거북바위는 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이 바뀐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박람회장 발칵' 주식 자동매매 프로그램 등장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