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잇단 상장 철회…IPO 시장 또 '냉각'

입력 2013-12-13 09:44
[ 정혁현 기자 ] 살아나는 듯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움츠러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상장 예정이던 동우HST 하나머티리얼즈 오이솔루션 등은 최근 상장 철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들 기업들은 제 값을 받지 못할 바에야 증시 입성을 미루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오는 1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던 반도체 실리콘 부품업체 하나머티리얼즈는 지난 5일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희망가격의 하단인 3800원보다 낮게 나오자 상장을 철회키로 했다. 광통신 부품업체 오이솔루션과 열처리업체 동우HST도 각각 공모가밴드 하단인 8500원, 3300원을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갑 하나머티리얼즈 상무는 "올 상반기 기업설명회(IR)에서 내세운 실적 전망치보다 올해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우려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실적 의구심 탓에 기관수요 예측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하나머티리얼즈는 2015년 재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환 오이솔루션 전무는 "올해 실적이 잘 나올 것으로 예상돼 기대를 했지만 공모가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며 "내년 1분기 재평가를 받아 상장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시 침체로 IPO에 대한 관심도 준 데다, 최근 상장한 새내기주 주가가 뒷걸음질친 상황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었다. 또 연말 결산을 앞두고 기관들이 수익률 관리에 부담을 느낀 것도 잠시 온기가 돌았던 IPO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대공업 디엠티 에이씨티 해성옵틱스 테스나 파수닷컴 엘티씨 등 올 하반기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상장을 앞둔 기업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복지서비스 전문업체 이지웰페어와 전자파 차단 부품을 만드는 솔루에타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마치고 공모가를 확정짓기 위한 발행사와 주관사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파크INT도 내년 1월16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기업이 IPO 시장에 나오지 않는 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진희 키움증권 기업금융2팀장은 "현대로템처럼 흥행몰이를 할 수 있는 공모주가 나와야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면서 "내년 초까지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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