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연 기자 ] 글로벌 이슈로 파란만장했던 2013년 증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내년에는 2년간 이어졌던 박스권 장세를 매듭 짓고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다시 쓸 수 있을지 기대된다. [한경닷컴]은 내년 증시를 주도할 투자 유망 주식을 찾아봤다. 17개 증권사의 추천을 받아 10개 주도주를 선별했다. <편집자 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롯데그룹의 대표적인 '인수·합병(M&A)통'이다. 롯데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 임원 시절 회사의 성장동력이 된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했다. 케이피케미칼 사장으로 있는 동안 롯데의 M&A 성공 케이스로 꼽히는 파키스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업체를 사들였다.
지난해 허사장은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의 합병으로 탄생한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발탁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1년 만에 롯데의 대표 M&A 전문가와 주력 계열사의 만남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두 달간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10여곳의 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번에는 LG화학과 함께 '2014년 투자 유망 종목' 공동 4위로 뽑혔다.
◆'진격의 사장님' … 대규모 투자효과 가시화
허사장은 올해도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단행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공장 건설에 35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영국법인의 생산설비 증설에 900억 원을 투입했다. 지난 달에는 5000억 원을 투자해 이탈리아 국영 석유회사와 합성고무 제조업체를 합작, 설립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허 사장의 대규모 투자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상반기에 부진한 실적을 토해내자 무리한 투자가 화를 부른 것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2010년 말레이시아 석유화학업체 타이탄을 인수한 것을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았다. 당시 1조5200억 원을 들여 지분을 인수했지만 기대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올 3분기부터 차가운 시선은 눈 녹듯 사라졌다. 인수한 말레이시아 자회사 실적이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덕이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은 1717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6.8% 급증했다. 올 6월까지 40% 추락했던 주가는 하반기 들어 지난 11일까지 38% 뛰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에 업황 회복과 함께 투자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 2014년 영업익 1조 시대 다시 열리나
롯데케미칼이 내년에 다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개선된 실적이 내년에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 수요가 회복되면서 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설명이다.
업황 개선으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부타디엔 스프레드(원자재와 판매 가격의 차이) 회복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최대 규모의 부타디엔 생산업체다. 지난 2년간 회사 수익성이 악화된 것도 부타디엔의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악화된 탓이다. 부타디엔 스프레드 회복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1조 클럽' 재진입도 가능하게 됐다.
이충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부타디엔 생산량은 연간 40만t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 라며 "부타디엔의 스프레드 회복으로 내년에 1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업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제품 중 강세를 보이는 제품은 부다티엔뿐 아니라 중국의 자급률이 낮은 모노에틸렌글리콜(MEG), 폴리에틸렌 글리콜(PEG) 등" 이라며 "부다티엔, MEG, PEG를 주요 제품으로 하는 롯데케미칼은 내년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문 참여 증권사: 대신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현대증권,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KDB대우증권, KT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NH농협증권, SK증권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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