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水타페 곤욕, 르노삼성 꼴찌 수모, GM 철수설 등 잇따라
"꼴찌라는 말이 굉장히 듣기 거북하네요. 올해 르노삼성자동차가 꼴찌를 안 했던 적도 있었는데···"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영업본부장)은 최근 'QM3' 미디어 발표회에서 '꼴찌'라는 단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QM3를 내세워 내년엔 꼴찌를 벗어날 수 있을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과거 쌍용차가 그랬듯이 꼴찌 딱지가 한 번 붙으면 회사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데다 직원들의 사기 저하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작년까지 내수 시장에서 완성차 판매순위 4위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누적 판매량에선 쌍용차에 밀리면서 최하위로 내려앉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아픔이 올해는 '완성차 꼴찌'라는 굴욕으로 이어진 것이다.
○ 품질 강조하던 현대차, '수(水)타페' 신조어 만들어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을 강조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성장가도를 달리던 현대차는 주력 모델의 누수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누리꾼들은 장마철 트렁크 누수 문제가 발생한 싼타페(DM)를 향해 '수(水)타페'라는 비아냥거리는 이름을 달아줬다.
현대차 연구개발(R&D)을 맡고 있는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 연구원들에게 출시 1년 밖에 안된 신차의 품질 결함은 악몽 같은 일이었다. 싼타페 결함 문제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든 후 관련부서 고위 임원들이 경질되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이후에도 아반떼, K3 등 엔진룸으로 물이 샌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되면서 누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누수 문제 해결책으로 현대차는 아반떼 엔진룸 물 유입으로 문제가 생기면 평생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 GM 한국 철수설, 쌍용 정치권 외압에 진땀
한국GM은 외신 등을 타고 모기업 GM(제너럴모터스)이 한국 시장에서 점차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잇따라 제기돼 사실 무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댄 애커슨 GM 최고경영자(CEO)는 올 상반기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한반도 상황이 북한 문제로 심각해지면 장기적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크루즈 후속 모델의 생산기지로 군산공장이 빠진데 이어 2015년 말까지 쉐보레 유럽 철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GM의 한국 철수설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올해 완성차 5개사 중 전년 대비 실적 상승이 가장 두드러진 쌍용차도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되기 이전의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정치권의 국정조사 압박에 골머리를 앓았다.
올 가을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나간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금융감독원 조사와 국회 청문회, 법원 판결 등을 통해 구조조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회사 정상화를 가로막는 정치권의 외압은 중단돼아 한다"고 호소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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