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이영진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 "요즘 강남부자들은 '구분상가 '투자에 관심"

입력 2013-12-09 06:59
< 구분상가 : 개별점포 >

패션·대형 유통업체와
임대차 계약 미리 확정

목표 수익률 연 6%
아파트·오피스텔보다 높아
건물관리도 쉬워 인기


[ 이현일 기자 ]
“요즘 강남권 신한은행 PWM(개인자산관리)센터 고객들 사이에서 가장 유행하는 상품은 ‘구분상가’입니다.”

지난 6일 신한은행 서울 남대문 본사에서 만난 이영진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사진)은 “고객들의 부동산 투자 트랜드가 과거 재건축 아파트에서 수익형 주거상품(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으로 바뀐 후 다시 구분상가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구분상가란 건물의 층이나 호실과 같이 일정 규모별로 나뉘어 구분등기된 ‘개별점포’를 말한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새로 지어지는 중대형 상업 건물 등에서 주로 분양된다.

이 팀장은 “대형 유통·패션업체 등과 임대차 계약이 미리 확정돼 수익이 확실한 구분상가는 나오자마자 판매되는 바람에 물건을 찾기도 어렵다”며 “최근 서울의 한 주상복합 단지의 선임대 상업시설 분양현장에서는 보증금을 제외한 실투자금 20억~30억원대의 점포가 적지 않았는데도 나온 지 1주일 만에 다 소진됐다”고 말했다.

구분상가는 아파트·오피스텔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높고, 중소형 건물보다는 비교적 관리가 쉬워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수익률은 연 6% 이상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아파트 투자수익률(연 2~3%)보다 높다. 그는 “위례나 강남권의 일부 재건축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지적인 현상일 뿐 전반적인 주택시장이 살아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은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다 보니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형 상가건물이나 원룸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가 수월한 점은 구분상가의 큰 장점이다. 시설관리 등을 건물의 관리사무소 등이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전업 임대관리업을 할 생각이 없다면 중소형 건물보다 개별점포여러 개를 사는 편이 바람직하다”며 “중소형 상가건물의 영세한 자영업자들과 직접 기 싸움을 하는 일은 보통사람이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도 몇 해전 고객의 건물을 몇 달간 대신 관리한 경험이 있다. 그는 “매달 수도·전기세를 계산하고 관리비를 일일이 계산하는 것만해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며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시설이 고장났다고 전화하는 사람들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뻔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구분상가에 투자할 때 고려할 1순위는 어떤 임차인을 들일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는 임대료가 부동산 가격에 의해 정해지는 게 아니라 거꾸로 상가 임대료에 따라 건물 가격이 책정되는 사례가 나올 만큼 임차인의 질이 중요해 졌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믿을만한 프랜차이즈 업체 등과 임대차 계약이 돼 있는 경우가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라며 “그렇지 않더라도 인근 지하철역, 승하차 인구 등 주변 상황을 잘 알아보면 좋은 상가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판촉을 적극적으로 하는 상가는 그만큼 미분양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며 “임대차 계약이 돼 있다는 광고가 거짓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 이 팀장은 “최근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 단지는 정원과, 커뮤니티 센터 등 각종 시설로 인해 상가 위치가 애매하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며 “차라리 LH(한국토지주택공사)아파트나 지방의 아파트 같이 옛 스타일의 상가가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신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으로만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경우도 많아 주민의 동선에서 벗어난 상가는 활성화가 안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