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실업률 7.0%로 5년만에 최저…일자리도 20만3000개 증가
[ 뉴욕=유창재 기자 ]
미국 실업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08년 11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새로운 일자리 수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규모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분야 신규 일자리 수가 20만3000개 늘어났다고 6일 밝혔다. 지난 10월의 수정치 20만개보다 증가 속도가 빨라졌고, 시장예상치(18만개)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신규 일자리 수는 제조업, 소매, 운송·창고, 건설, 외식업 등 대부분 분야에서 골고루 증가세를 보였다.
실업률은 지난 10월 7.3%에서 지난달 7.0%로 뚝 떨어졌다. 시장예상치는 7.2%였다. 작년 8월 8.1%였던 실업률은 같은 해 9월 Fed가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꾸준히 낮아졌다. 특히 그동안 실업률 하락이 고용시장 참가율 하락에서 비롯된 것과 달리 지난달에는 참가율도 10월 62.8%에서 63.0%로 소폭 증가했다.
근로시간과 임금 모두 늘어났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24.15달러로 전달에 비해 4센트 증가했고 평균 근로시간도 주 34.5시간으로 0.1시간 늘었다. 시장에서는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면서 내년 소비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상을 웃도는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10여일 후 열리는 FOMC에 집중되고 있다. 실업률 7%는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지난 6월 양적완화 종료의 기준으로 삼았던 숫자다. 버냉키 의장은 당시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이 끝났을 때 실업률은 7%에 가까울 것이며 시점은 2014년 중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물론 이후에 “마법 숫자는 없다”며 의미를 축소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7%를 테이퍼링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소비심리 등 다른 경제지표가 여전히 취약해 12월에 테이퍼링이 실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많다. 레이몬드제임스의 스캇 브라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정상으로 돌아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가능성이 다소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번달 FOMC에서 테이퍼링을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