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유창재 기자 ] “60여년 전 25억명에 불과했던 세계 인구는 이제 70억명으로 불어났습니다. 40년 뒤에는 ‘인구 100억명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50~60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50억명의 ‘배고픈’ 사람들이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게 바로 금융의 역할입니다.”
지난달 1일 뉴욕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강당. 미국 2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산업의 지형 변화’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모건스탠리는 ‘지속가능투자기관(Institute for Sustainable Investing)’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드리 최 모건스탠리 지속가능투자기관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예산이나 자선 사업만으로는 인구 100억명 시대의 다양한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투자자들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투자 수익도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 나와야 하고, 이런 상품을 만들기 위해 모건스탠리가 지속가능투자기관을 설립했다는 얘기다.
모건스탠리는 앞으로 5년간 지속가능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고객 자산을 1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객의 선호에 따라 ‘무기 회사에 투자하지 않는 뮤추얼펀드’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PEF)’ 등 다양한 상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은행 돈 10억달러를 저소득층을 위한 저가주택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모건스탠리는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과 손잡고 지속가능투자 분야의 미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고먼 CEO는 연설에서 “모건스탠리는 1조8000억달러의 고객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데 지속가능 투자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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