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3년만에 부활한 아일랜드, 주가 30% ↑·실업률 2.6%P ↓…외국기업 투자 '러시'

입력 2013-12-05 20:58
수정 2013-12-06 03:48
'기업하기 좋은 나라' 1위에…한국은 9단계 떨어져 38위


[ 강영연 기자 ] 구제 금융 졸업을 앞둔 아일랜드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 1위로 선정되며 부활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재산권, 혁신, 세제, 기술, 부패, 개인자유, 교역자유, 통화자유, 관료주의, 투자자보호, 주식시장 등 11가지 기준으로 전 세계 145개국의 기업 환경을 평가한 결과 아일랜드가 2013년 기업하기 좋은 나라 1위에 선정됐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0년만 해도 아일랜드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서 은행들은 부실화됐고 결국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트로이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으며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그런 아일랜드가 3년 만에 확 달라졌다. 실업률은 떨어지고 세입이 늘면서 재정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 주식시장도 살아났다. 올 한 해 주가 상승률이 30%였다. 유럽에서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 중 처음으로 오는 15일 구제 금융 프로그램을 조기 졸업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실업률이 1년 만에 2.6%포인트 떨어진 12.5%를 기록했다”며 “금융위기 동안 아일랜드은행에 투입된 18억유로(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하는 등 은행 건전성도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위기 동안 되레 투자는 늘었다. 미국 기업들은 2008~2012년 사이 1295억달러를 아일랜드에 투자했다. 2008년 이전 58년간의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구글, 링크트인, 트위터, 페이스북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유럽 본사를 최근 더블린으로 옮겼다. 아일랜드에는 1000개 이상의 외국계 기업이 15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포브스는 아일랜드가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친기업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해 수많은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 경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아일랜드는 2003년에 24%였던 법인세율을 유럽 내 최저 수준인 12.5%로 낮췄다. 기업 연구개발(R&D) 활동에도 25% 세금 감면을 해주는 등 혜택을 준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2위는 톱10 중 지난해 가장 높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2.5%)을 기록한 뉴질랜드가 차지했다. 홍콩은 투자자 보호, 무역자유, 세제 부담, 관료주의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3위에 올랐다. 이어 덴마크와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들이 4, 5위를 차지했다. 2011년 31위에서 지난해 29위로 순위가 오른 한국은 올해 38위로 다시 내려앉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