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일본처럼 결혼과 육아를 하면 여성이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일이 있지요?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경제활동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것이 나라와 세계를 발전시키는 길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여성정책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캐서린 러셀 세계여성문제 특임대사가 5일 숙명여대를 방문했다. 세계여성문제 특임대사는 세계 여성들이 안고 있는 성차별이나 폭력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히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 국무부 산하에 마련된 직책이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여성폭력추방 주간(11월 25일~12월 10일)을 맞아 ‘여성폭력 및 차별 철폐’를 주제로 한 시간 동안 숙명여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러셀 대사는 어떤 나라든 그 나라의 젊은 여성들과 이야기하기를 원한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1990년대 초반 미국 내 가정폭력 방지를 위한 법안 마련에 참여했던 그는 “여성폭력은 가족 안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시작됐다”며 “집안 일이라는 이유로 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연방정부 재원을 이용해 경찰이나 판사들을 교육시켜 인식을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여성 문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관심을 돌렸던 러셀 대사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행해지는 조혼이나 할례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신이 했던 일을 설명했다.
그는 “여성이 경제 분야에 온전히 참여하지 않으면 국가가 발전할 수 없다”며 “여성이 교육을 받고 경제적 기회를 가지면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이뤄지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여성이 가정과 회사에서 차별받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누군가 여성이 교육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아도 자신이 가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여성이 교육 기회를 갖지 못하면 어떤 나라도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없고 ‘여자는 안돼’라는 말은 무시하라”고 조언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제 활동을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일본이나 한국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며 보육시설 확대 등 여성의 경제 활동 지원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러셀 대사는 “장시간 근로가 남성과 여성, 그리고 가정에 문제가 된다”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 직업이 바뀌거나 시간제 일자리를 할 수 있어도 경력이 끊어지게 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남녀 모두 적절한 시간에 퇴근해 가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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