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예랑 기자 ] 출산 후에는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됩니다. 특히 출산 후 기분이 저하되면서 산후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이 들거나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지며 우울함이 심해지면 삶에 대한 의지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산후 우울증이 위험한 것은 산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살핌과 지지가 필요한 아이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가족 전체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산후 우울증의 경우 호르몬 변화나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대처가 필요합니다.
기분이 우울할 경우 입맛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식사를 거르면 출산으로 떨어진 기력을 회복하기 힘들어집니다. 몸이 빨리 회복이 되어야 정서적인 안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산후 조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산후 우울증으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우울할 때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깨나 두부, 연어, 차조기, 올리브 등의 식품에는 마그네슘이 풍부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데 좋습니다. 호박에 풍부한 비타민 B와 E, 베타카로틴 성분 역시 신경을 안정시켜주기 때문에 호박죽 등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되며, 미역이나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는 미네랄이 풍부해서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복식 호흡도 기분을 바꾸는 데 효과적인데,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이 흉식 호흡을 하기 때문에 복식 호흡을 꾸준히 연습하게 되면 가벼운 운동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숨을 깊이 들이쉬어 뱃속 깊은 곳까지 밀어 넣고 내쉴 때는 배가 쑥 들어갈 정도로 남김없이 숨을 뱉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많은 양의 산소가 들어가고 많은 양의 탄산가스가 배출이 되면서 기혈순환 역시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혈압이 내려가고 심장 박동 역시 안정이 되면서 감정까지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따뜻한 햇빛을 받는 것 역시 우울한 기분을 가시게 만드는 데 좋습니다. 해가 짧아지는 겨울철에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하는 것 역시 일조량의 영향 때문인데, 햇빛을 받게 되면 세로토닌의 분비가 증가하면서 기분 역시 밝아지지만 반대로 햇빛을 받는 양이 줄어들게 되면 기분도 저하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도 햇빛은 밖으로 발산하는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햇빛을 많이 받으면 밝아지게 됩니다.
우울해진다고 자꾸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 더 움츠러들고 우울함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집니다. 일부로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고, 비슷한 시기에 출산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비슷한 감정들을 공유하다 보면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잠자기 전에는 따뜻하게 족욕을 해주는 것도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됩니다. 족욕이 좋은 이유는 족욕을 하면 심장 쪽의 화기(火氣)가 아래로 내려가고 신장 쪽의 수기(水氣)가 위로 올라가면서 기혈순환이 원활해집니다.
따라서 뭉쳐 있던 열기나 스트레스가 풀리게 되고 피로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정서적으로도 긴장감이나 불안, 우울함 등이 해소되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기혈 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체내 독소나 노폐물의 배출 또한 활발해지고 이를 통해 산후 부종이나 다이어트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김소형 < 한의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