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글로벌 이슈로 파란만장했던 2013년 증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내년에는 2년간 이어졌던 박스권 장세를 매듭 짓고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다시 쓸 수 있을지 기대된다. [한경닷컴]은 내년 증시를 주도할 투자 유망 주식을 찾아봤다. 17개 증권사의 추천을 받아 10개 주도주를 선별했다. <편집자 주>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일본차 업체들이 엔저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죠. 고민이 정말 많아 잠이 안 옵니다." (현대차 관계자)
오는 16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재하는 해외 법인장 회의를 앞두고 현대차 내부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 부진으로 국내 판매가 감소했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 업체들의 공습으로 해외 판매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정 회장은 올해 내내 품질강화와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내년도 경영전략을 짜는 이번 회의도 크게 다르지 않은 방침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저 파고'를 넘기 위한 특단책으로 '내실 다지기'와 '브랜드 가치 제고'를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 북미서 日 업체 약진 … 현대차 해외판매 감소
4일 [한경닷컴]이 17개 증권사를 통해 '2014년 투자 유망 종목'을 집계한 결과 현대차는 7개 증권사 추천을 받아 SK하이닉스와 함께 내년 유망주 공동 2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선 현대차가 내년에 본격적인 신차 주기를 맞아 판매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했다. 고급 모델을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가 '엔저 태풍'의 소용돌이에 들면서 현대차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 달 현대차 해외 판매량은 작년 동기에 비해 1.3% 감소한 35만4231대에 머물렀다. 해외 판매가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5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엔저 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일본차 업체들이 현대차의 주력 해외시장인 미국에서 약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수시장에서는 주력 판매 모델의 노후화 등으로 두 자릿 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강승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환율" 이라며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일본차 업체들이 엔저 효과까지 보면서 전성기 시절 수준의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10.6%에 달했다. 2007년(10.4%)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 약세가 이어져 4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 연구원은 "일본차 업체들이 막대한 재원과 체력을 무기로 시장 경쟁을 위해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현대차에 경고 메시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엔저 여파가 올해 미국에서 내년 유럽, 중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2014년 전망 리포트'에서 "일본업체들이 엔저와 북미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 이라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에서 현지 전략차와 저가 브랜드를 출시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유럽업체들도 구조조정과 중국 등 신흥시장 공세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 신형 제네시스, 쏘나타 출시로 내실·브랜드 강화
현대차는 엔저파고를 넘기 위해 기어를 '내실'에 놓고 '브랜드' 상승 액셀을 밟고 있다. 외형 성장보다 품질에 무게를 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올려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가 현대차 이미지 제고에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모델은 혹독한 성능평가와 품질관리를 거쳐 5년 만에 완전 변경(풀체인지)돼 나왔다.
정 회장이 제네시스 발표회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도 새 모델에 거는 자신감을 반영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제네시스는 현대차 기술력의 집결체" 라며 "세계 명차와 경쟁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내년 상반기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 본격 출시한다. 하반기에는 판매량을 끌어올릴 신형 쏘나타를 투입해 쌍끌이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의 감성과 품질을 담은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 쏘나타는 볼륨카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네시스는 브랜드 가치 측면과 신차주기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차종" 이라며 "내년엔 신형 쏘나타 출시로 질적 성장이 나타나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인우 LIG증권 연구원은 "환율 우려로 인해 자동차 업종 상승 동력이 둔화된 것은 사실" 이라며 "현대차는 내년부터 재개되는 신모델 주기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브랜드 제고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가 현대차를 완성차 업종의 최선호주로 유지한 배경이다.
현대차 목표주가는 30~32만 원 선으로 제시했다.
설문 참여 증권사: 대신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현대증권,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KDB대우증권, KT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NH농협증권, SK증권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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