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강추위로 난방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소 연달아 문제를 일으키면서 올겨울에도 전력대란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한빛 3호기가 4일 오전 8시45분께 고장으로 가동 정지됐다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터빈발전기 쪽이 정지됐는데 고장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원자로는 정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리 1호기에 이어 한빛 3호기가 가동 정지될 경우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7기가 멈춰 서게 된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케이블 교체 작업 중인 신고리 1·2호기(설비용량 각 100만kW)와 신월성 1호기(100만kW), 설계수명이 만료된 월성 1호기(68만kW), 계획예방정비 중인 한빛 4호기(100만kW)가 정지된 상태다.
특히 한빛 4호기의 경우 원자로헤드 안내관 84개 가운데 6개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돼 재가동 시점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빛 4호기는 애초 내년 1월 1일 발전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28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설비용량 58만㎾급)도 발전 정지된 상태다. 전력당국은 고리 1호기가 최소 보름 이상 재가동이 힘들 것으로 보고 대책을 강구 중이다.
1978년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올들어 176일간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지난 11월 5일 발전을 재개했으나 다시 멈춰 섰다.
겨울 문턱에 진입한 상황에서 원전 3기가 동시에 말썽을 일으키면서 올겨울도 심각한 전력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특히 올겨울에는 예년에 비해 한파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도 나와 전력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증가하는 난방수요에 맞춰 공급능력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경우 애초 지난달 말 재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한수원 측은 늦어도 이달 중에는 재가동하겠다고 밝혔지만 도중에 작은 결함이라도 발견된다면 올겨울 전력계통 병입이 아예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여기에 이달 중 한빛 5호기(100만kW)가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는 등 일부 공백도 있어 빠듯한 수급상황이 불가피하다.
원전 1∼2개가 돌아온다고 해도 지난 겨울과 올해 여름처럼 강제 절전규제, 공공기관 온도제한 등 비상대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박람회장 발칵' 주식 자동매매 프로그램 등장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