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해법, 소셜투자로 찾는다
지역금융사와 제휴로 '7배 효과'
[ 정영효 기자 ]
“여러분이 5달러를 기부하면 일자리 창출 사업에 투입되는 돈은 35달러로 불어납니다. 600명이 참여할 때마다 새로운 일자리가 1개씩 생기는 셈입니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점 스타벅스는 2011년 11월 ‘미국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자(Create Jobs for USA)’ 캠페인을 시작하며 이런 구호를 내걸었다. 당시 미국의 실업률은 8%를 넘어선 상황. 대다수 경제학자는 “2012년에는 미국이 70년 만에 최악의 구직난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하던 터였다. 스타벅스가 정치헌금을 끊는 대신 ‘일자리 만들기’에 500만달러를 투입하게 된 배경이다.
모금운동은 순항했다. 시작한 지 2년 만에 1500만달러를 모았다. 스타벅스가 다른 기업과 달랐던 점은 이 돈을 정부나 실업기관에 기부하는 대신 금융회사에 맡겼다는 점이다. 새마을금고 단위농협 저축은행 등 180여개 지역개발금융기관(CDFI)이 모여 만든 기회금융네트워크(OFN)에 투입한 것.
OFN은 스타벅스가 기부한 1500만달러를 ‘지렛대’ 삼아 일자리 창출에 투입하는 자금을 1억500만달러로 불렸다. CDFI 소속 금융회사들이 높은 원리금 상환율(98.6%) 덕분에 원금의 7배에 달하는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점을 활용했다. ‘5달러를 기부하면 일자리 창출사업에 35달러가 투자된다’는 스타벅스의 ‘마술 같은 이야기’는 허황된 구호가 아니었다.
스타벅스와 CDFI가 힘을 합쳐 만든 ‘일자리 창출 자금’은 미국 전역에 있는 중소기업에 투입됐다. 꽉 막혔던 자금문제가 풀리면서 상당수 영세기업의 살림살이가 좋아졌고, 곧 고용 확대로 이어졌다. 스타벅스는 OFN과 함께 벌인 캠페인 덕분에 새로 생긴 일자리 수가 5000여개에 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 몫’으로 여겼던 일자리 문제를 민간이 자발적으로 챙겼다는 점, 그것도 ‘금융 지렛대’를 활용해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예산부족 문제를 민간이 해결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일자리 창출 캠페인의 총책임자인 지나 우즈 스타벅스 디렉터는 “스타벅스는 1차 모금운동의 성공에 힘입어 작년 말부터 2차 일자리 창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CDFI와의 연대 덕분에 스타벅스의 모금 운동이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캠페인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