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침입' 20대 한국인, 법정서 이유 들었더니…

입력 2013-12-02 16:50
인화성 물질을 가지고 야스쿠니 신사에 들어갔다 붙잡힌 20대 한국인 남성이 2일 법정에서 '일본 정치인에 항의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날 도쿄지법 형사합의9부(안도 아키라 재판장)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한국인 강모씨(23)는 침입 동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침략을 정당화하는 일본 정치인의 발언에 항의할 목적이었으며 기회가 있으면 불을 지르려고 했지만 실패하더라도 시너 등을 준비한 것을 보여줘 경각심을 주려 했다"고 진술했다.

강 씨는 지난 9월22일 2ℓ 페트병 2개에 담긴 시너, 라이터, 장갑 등을 소지하고 야스쿠니 신사에 들어가 숨어 있다가 야간 경비원에게 붙잡혔으며 건조물침입과 방화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강 씨는 이날 재판에서 체포 전날 일본에 입국해 야스쿠니 신사를 미리 둘러보고 시너와 라이터를 구입한 점, 신사에 숨어서 기회를 엿보다 붙잡혔다는 사실 등을 인정했다.

일본 검찰은 "강 씨가 조사받을 때 신사 사진에서 불을 지를 곳을 지목해 동그라미를 치기도 했다"며 "방화 지점까지 정해놓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강 씨의 행위를 모방한 범죄 가능성이 크다며 징역 3년의 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주문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강씨가 깊이 반성하고 있고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