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나주 커피믹스 공장 완공 "커피 시장에 올인…국내 1위 도전"

입력 2013-12-01 22:00
수정 2013-12-02 04:17
연 50억봉 생산 개시…중국 등 해외 시장도 진출
'건강한 커피'로 차별화…네거티브 마케팅 우려도


[ 강진규 기자 ]
“지난 50년간 남양의 핵심 사업은 우유였지만 앞으로 50년은 커피가 될 것입니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사진)는 지난달 29일 전남 나주에서 커피공장 완공을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커피에 올인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5년간 남양유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과 맞먹는 2000억원을 이 공장에 투입했으니 올인이란 표현이 과장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이 지난 주말 본격 가동에 들어간 나주공장은 커피믹스를 연 50억봉(7200t)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국내에서 연간 팔리는 100억봉의 절반 수준이다. 김 대표는 “처음 생산하는 것치고는 규모가 크지만 모든 공정을 일괄처리한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국가의 커피회사들은 대부분 네슬레나 크래프트 등 다국적 기업과 제휴, 동결·건조 등 1차 가공된 커피를 수입해 사용한다. 그러나 “나주 공장은 아시아 커피업체 중 유일하게 원료 투입부터 최종 생산까지 자체 기술로 가동한다”고 설명했다.

남양은 나주공장 완공을 시작으로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국가 규모에 비해 커피 시장이 아직 크지 않은 중국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커피 시장은 1조9000억원 수준으로 네슬레(69%), 크래프트(15%) 등 다국적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6일 중국 바이어 80여명을 초청해 커피믹스를 소개했다”며 “대형마트 체인인 우메이, 알티마트 등과 입점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남양은 국내시장에선 현재 15%대인 점유율을 매년 10%포인트씩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김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3년 내 50%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동서식품이 77%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6년까지 1위를 하겠다는 의미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카드는 ‘첨가물 축소 커피’다. 특히 커피믹스에 두 번째로 많이 들어가는 첨가물인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 ‘프렌치카페 누보’를 내놓았다. ‘인’이 과다 섭취돼 뼈 질환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는 ‘건강한 커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공격적인 행보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인산염은 남양유업 분유, 기존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등에도 들어 있는 인체에 무해한 첨가물”이라며 “기존 커피믹스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식의 네거티브 마케팅 때문에 커피믹스 시장의 성장이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남양은 2011년 12월 커피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제품에 포함된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해롭다는 것을 집중 부각시켜 시장점유율을 단숨에 1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나주=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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