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치상 경기 회복, 기업들도 못 느낀다고 한다

입력 2013-11-29 21:35
수정 2013-11-30 09:20
통계청은 10월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1.4%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마이너스였던 산업생산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제조업이 호조를 보여 생산(2.0%) 수출(2.1%) 모두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가동률도 75.6%로 높아졌다. 특히 설비투자가 19.3%나 급증한 것이 주목된다. 소매판매도 1.3% 증가했다. 동행지수 및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모두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정부는 생산 소비 투자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회복세가 뚜렷해진 것에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다.

지표가 좋아진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경기가 좋아졌다는 것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장 기업들부터 그렇다. 대한상의가 조사한 올 4분기 기업실사지수(BSI)는 94로 2분기 연속 하락했다. 전경련의 BSI 역시 기준(100)보다 한참 낮다. 대한상의 설문조사 결과 현재 경기가 회복 중이라는 응답은 1.7%에 불과했고,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이나 가야 나아질 것이란 응답이 70%에 육박했다. 한경이 30대그룹 CEO 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CEO들은 내년이 올해보다 더 걱정이라며 70% 이상이 비상경영·긴축경영으로 갈 작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투자를 동결 또는 줄이겠다는 응답이 59%에 이르고 고용도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70%를 넘는다.

서민 아닌 기업들이 느끼기에도 썰렁하다. 벌써 수출은 이달 들어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도 정부의 경제활성화 노력은 없다. 정치가 파업 중이니 경제살리기 입법도 모두 틀어졌다. 10월 경기지표는 반짝 호전일 가능성이 크다.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