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에서 흙 만진지 10년만에 첫 개인전 여는 김미숙 작가

입력 2013-11-29 07:08
수정 2013-11-29 09:28
12월4일부터 일주일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빛’을 주제로 항아리 솔방울 등 표현한 23종 전시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전업주부가 도예공부 10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연다. 경기도 의왕시에 사는 김미숙 작가 얘기다.

그는 현재 가톨릭 수원교구에서 사제 수업을 받고 있는 막내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간 10여년 전에 길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상점에서 마주친 도자기에 그야말로 ‘필’이 꽂혔다. 그 자리에서 “애들도 다 컸는데 도자기를 한번 배워볼까”라는 마음 속 생각이 도예공부의 발단이었다.

다른 여성 초보들처럼 그도 처음에는 그릇, 다기(茶器) 등을 빚고 굽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도예공부를 시작했다. 경기대 평생교육원에서 이용욱 교수 지도로 도예예술세계의 방향을 잡았고 기술과 관련된 내용을 배웠고 한국세라믹기술연구소에서는 색감을 익혔다.

도예가들의 가르침도 직접 받았다. 부곡요의 강인환 작가, 이천의 이능호 작가, 인덕원의 윤재일 작가에게서 사사했다. 가장 최근에는 달항아리 작가로도 유명한 최재훈 선생이 그에게 큰 영감을 줬다고 한다.

“더 이상 배우려고 하지마라. 김미숙 씨가 빚는 작품들에서는 종교 색채가 뚜렷하니 그걸 표현하는데 더 매진하라”는 최재훈 선생의 조언을 받고 1년간 준비해서 개인전을 열게 됐다. 전시회에 작품을 낸 건 2004년 교육방송(EBS) 초대전을 비롯해 지금까지 4차례 있었지만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회는 12월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의 평화화랑에서다. ‘인류의 빛’을 주제로 종류 기준으로 2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소재는 항아리 솔방울 고사리 등이다. 대부분의 작품에 불을 밝히는 장치를 두는 게 특징이다.

십자가를 투각한 항아리 안쪽 바닥에 촛불을 놓을 수 있는 자리를 두거나 솔방울도 하나처럼 보이지만 분리된 아래쪽에 파라핀유를 담고 심지를 연결해 불을 밝힐 수 있는 작품들이다.

김미숙 작가는 “인간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성경구절을 통해 작업 때마다 만지는 흙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며 “빛으로 요약되는 그리스도교의 영성을 흙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쁨하나만으로 감히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신의 집 근처 공방에 설치된 가마의 불길을 잡아 준 남편도 전시회를 열기까지의 큰 버팀목이었다고 김 작가는 고마워했다.

en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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