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국내 IT업종 대표주들이 최대 대목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도 이렇다할 주가 상승 여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말 소비시즌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는 미 연간 소비의 20% 이상이 집중되는 증시의 주요 재료다.
수혜주로 꼽히는 IT업종들은 이 기간 매출 성과에 따라 4분기 실적과 주가흐름이 달라지곤 한다. 관련업체들이 주요 제품에 대한 할인폭을 늘리고 총력전에 돌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올해는 세계 경기가 부진한데다 유통업체의 상시할인이 자리를 잡은 만큼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미국 유통업체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할인 판매가 시작되는 기간이 앞당겨졌다"며 "최근 들어 온라인을 통한 구매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블랙프라이데이 이전부터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휴 기간을 포함한 월별 IT·전자업종 소매매출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정 연구원은 말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미국 소비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최대시장인 중국의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업체들에 대해서도 "미국의 연말 쇼핑 결과와 글로벌 TV 판매실적 연관성이 과거보다 작아졌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소매판매, 주택지표(잠정) 등 연말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양호해 소비특수를 기대할 만 하단 분석도 있다.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소매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6021억 달러를 기록해 3.45%였던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 쇼핑시즌뿐만 아니라 내년 초 중국 춘절(1월30일~2월5일)도 눈여겨봐야 한다"며 "연말 미국에서 시작된 소비특수가 연초 중국의 춘절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IT, 의류, 유통 등 전통적인 소비특수 수혜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IT·전자 업체들은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해 주력인 초고화질(UHD) TV 제품 가격을 30~50%씩 인하했다. 55인치 UHD TV는 기존보다 54% 할인한 2998달러(한화 약 318만원)에 내놓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한 업체 중 할인률이 가장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미지역은 세계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만큼 블랙프라이데이 대목을 겨냥해 각종 프로모션에 들어갔다"며 "60인치 이상 대형·스마트TV도 주력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4 스마트폰은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등 유통업체를 통해 공짜에 판매한다.
LG전자도 G2 스마트폰을 주요 이통사에서 50불에 판매하는 등 할인공세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UHD TV 가격도 대폭 낮췄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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