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8차 공판서 설전
[ 수원=양병훈 기자 ]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8회 공판에서 이 사건 최초 제보자 이모씨와 변호인 측이 지난 5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강연과 모임 성격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변호인 측은 “5월 회합은 전쟁이 아닌 반전·평화를 위한 자리였다”고 주장한 반면 이씨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 모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적극 반박했다.
25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열린 이 의원 등에 대한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비밀조직 ‘RO(혁명조직)’의 5월 회합이 반전·평화를 위한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3월은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등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높아진 상황이었다”며 “이 의원의 강연은 ‘전쟁 가능성이 있으므로 평화 실현을 준비하자’는 내용이었던 게 아닌가”라고 증인 자격으로 나온 제보자 이씨에게 물었다.
이씨는 그러나 “일반적인 강연 모임으로 볼 수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피고인 홍순석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내가 3월에 지침을 전달받고 이에 따라 4월에 세포결의를 하고 5월에 모인 것”이라며 “세포결의 내용은 (북한의 대표적인 전쟁영화) ‘월미도’ 시청이었다”고 말했다. 월미도는 1950년 북한 해안포병대원들이 김일성에 대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인천상륙작전 저지에 적극 나선다는 내용이다. 영화 마지막 대목에 북한 군인들이 “김일성 만세”를 외치며 모두 전사하는 ‘반미 무용담’이다.
이씨는 “이런 영화를 보고 참석한 사람들의 수준은 일반적인 상식과 전혀 달랐다”며 “각 세포단위가 공통학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온 5월 모임 참석자도 같은 준비를 하고 왔다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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