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음식은 여행의 인상 좌우…메뉴판·청결 신경써야"

입력 2013-11-25 06:58
김태식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실장


음식은 인간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욕구의 하나다. 우리가 여행 중에 음식을 맛나게 즐겼다면 그 여행 전반에 걸쳐 만족감을 느끼는 데 참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됨은 물론이다. 그럼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어떨까.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 방문시 주요 활동에서 ‘쇼핑’(72.8%)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식도락’은 48.4%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높은 만큼, 관광객들에게 제대로 된 우리의 맛과 청결, 환대 서비스 제공에 더 노력해야 한다. 이런 음식문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맛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여름 휴가차 가족과 머물렀던 어느 지방 음식점에서 생선 비린내와 비위생적인 환경에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새삼스레 난다. 그곳은 지역의 추천 맛집으로 소개되고 있는 곳이었다. 내국인이 이 정도라면 외국인 관광객은 음식을 즐기기보다는 상당한 불쾌함을 느꼈을 것이다. 게다가 외국어를 썼다 하나, 기억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제각각이고 엉터리로 표기된 한식 메뉴판 역시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물론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음식문화가 개선되어야 할 것들은 여기 저기 많다. 식탁 위에 수저 받침대를 놓는다든지, 깔끔한 조리시설과 조리복 착용 등 위생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건 기본이건만 이에 여전히 소홀한 곳이 실제로 많아 보인다. 지방의 경우 아직도 적지 않은 음식점에서 냅킨 대신 두루마리 화장지를 사용하고 있다. 손님을 배려한 청결한 음식문화야말로 선결해야 할 과제다.

또한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 생산된 고유의 먹거리 재료를 사용하는 일도 중요하다. 얼마전 호두과자로 유명한 모 지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재료가 현지산도 아니고 국산도 아니라는 보도는 충격이었다. 이것은 지역 관광상품의 신뢰성이라는 뿌리부터 흔들리는 일이다. 이런 사례가 행여라도 많다면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합심해 기본적인 음식에서의 신뢰도에 위협을 주는 일이 없도록 정말 큰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이제는 개별관광객의 시대다. 손님 한 사람에게까지 세심한 배려가 담긴 식당문화를 더 확산시켜야 한다. 메뉴를 보면 기본이 2인분에서 시작하는 음식들이 있어, 한 사람인데도 2인분의 음식 주문을 요구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이것은 선택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자칫 손님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홀로 식당을 찾는 개별여행객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2월15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 등 21개 관계기관과 ‘대한민국 구석구석, 맛있는 여행’ 캠페인(food.visit korea.or.kr)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각 기관들은 이 캠페인을 통해 전국의 주요 테마음식거리, 별미여행상품 등을 소개하고 있다. 맛과 영양이 우수한 우리 음식에 세계인을 위한 음식문화 발전도 함께 이루어진다면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식도락 관광 선진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고/ 김태식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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