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내년 내다보고 중소형 금융주 관심 가질 만”

입력 2013-11-25 06:58
양적완화 축소 당분간 영향
개별종목 접근이 유효
한전·삼정펄프·만도 유망


[ 안상미 기자 ]
“연말 증시는 미국이 좌우할 거 같습니다. 양적완화 축소 이슈는 내년 중반까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21일 서울 반포동 사무실에서 만난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사진·46)는 “내년 글로벌 경기회복에 무게를 두고는 있지만 지수의 추세적인 상승은 확신할 수 없다”며 그 이유를 양적완화 축소 이슈 때문이라고 했다. 적어도 중반까지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요즘 기업 탐방을 나가보면 유럽 쪽 수출이 늘고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내년 유럽, 미국의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눈여겨 볼 만하다”고 말했다.

○“내년 중소형 금융주 관심 둘 만”

최 대표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내년 코스피지수는 2000선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내 주식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볼 때는 약간 불안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VIP투자자문의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는 단 한 주도 없다. 정보기술(IT) 주식은 업종 특성상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요즘 최 대표는 내년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느라 여념이 없다. 그동안 소외받은 중소형주를 눈여겨 보고 있다. 그는 “음식료주는 과도하게 올라 거품이 빠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리드코프 JB금융지주 메리츠종금증권 등 중소형 금융주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경기회복, 금리상승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 삼정펄프도 관심 있게 보는 종목이라고 언급했다. 철저한 원가관리로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데다 영업이익률이 높고, 꾸준한 현금흐름도 강점이라고 했다.

○대형주는 한국전력, 만도 관심

대형주에서 눈여겨 볼 만한 종목으로는 한국전력과 만도를 꼽았다. 그는 한국전력에 대해 “밸류에이션이 싼 것은 물론 지난 6년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내년엔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 대표는 내년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서 ‘경기회복’에 초점을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의 경쟁 강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강, 화학주를 예로 들면, 중국 회사들과 경쟁력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조선주들은 그나마 중국업체와 기술 격차가 있어 상대적으로 보면 낫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관련주도 마찬가지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일본 업체와의 경쟁 때문에 현대차, 기아차가 성장하는 데 제약이 있지만 중국에선 자동차, 관광·레저 분야 성장률이 높아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업체에 납품하는 만도 등 자동차부품주들을 주목하는 이유다.

○“오해받는 종목에 투자한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는 VIP투자자문은 최 대표가 2003년 대학 재학 중 김민국 대표와 함께 설립한 투자자문사다. 시황 변동과 관계없이 전통적 가치투자를 고집하며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해 현재 1조5000억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굴리고 있다.

최 대표는 VIP투자자문이 투자하는 종목은 “오해를 받는 종목”이라고 했다. 개별 종목을 분석해보면 펀더멘털(내재가치)이나, 구조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일시적으로 주가가 빠졌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기업을 찾아 투자한다. 숨어 있는 중소형주 발굴에도 노력한다. 올해 VIP의 주식운용 성과는 19%(21일 기준)에 달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