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혈안' 소셜커머스, 품질은 뒷전…허위광고 잇따라 적발

입력 2013-11-24 08:58

[ 노정동 기자 ] 최근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계가 잇단 허위광고와 거짓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품 책임제'를 앞세우며 오픈마켓과 거리두기를 시도했던 소셜커머스의 애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2일 인조가죽 가방을 천연 소가죽 제품인 것처럼 허위로 광고한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1000만 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중국산 인조가죽 서류가방을 판매하면서 '소가죽 비즈니스백' '천연 소가죽 소재' 등 사실과 다른 광고문구를 사용해 개당 9만6000원씩 총 345개를 판매해 33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 그루폰코리아 등 소셜커머스 상위 4개 업체가 거짓 또는 기만적 방법으로 소비자 유인행위를 한 혐의로 과태료 4000만 원과 함께 과징금 5100만 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거짓 가격표시를 통해 이뤄진 거래 건수는 쿠팡 44건, 티켓몬스터 26건, 위메프 40건, 그루폰코리아 13건 등 총 123건에 달했다.

시장형성 초기부터 '제품 책임제'를 내세우며 '제품 중계'만을 담당하는 오픈마켓과 차별화를 시도했던 소셜커머스 업계가 연이은 최저가 경쟁으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과도한 최저가 경쟁이 소셜커머스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협력 제조사들에까지 가격 경쟁력이 전가돼 제품 부실과 허위 광고가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와 유사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90% 이상인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주문규모를 늘리거나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며 "납품하는 협력사 입장에서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제품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초창기부터 이어온 최저가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월 거래액 기준 업계 3위인 위메프가 300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마케팅 공세에 나선데 이어, 업계 2위 티켓몬스터 역시 500억 원을 투입 '최저가'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같은 제품을 더 싸게 파는 것도 최저가지만 경쟁사에 없는 제품을 유일하게 내놓으면 그것도 최저가라고 광고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무리하게 제품을 소싱하다보니 허위광고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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