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린, 이번엔 스마트빌 품었다…"틈새 사업이라도 1등 업체를 M&A해야"

입력 2013-11-21 21:26
수정 2013-11-22 04:11
CEO 투데이

전자세금계산서 1위
비즈니스온컴 인수 성공
동남아 등 해외진출 계획


[ 안재광 기자 ]
40대 중반의 이 미혼 여성 경영인은 자신이 거느린 10여개 기업을 ‘아이’라 부른다. ‘아이’처럼 늘 곁에서 보살피며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게 큰 보람이자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술도 안 마시고, TV 드라마도 좋아하지 않고, 별다른 취미도 없다.

박혜린 옴니시스템 회장(사진) 얘기다. 그는 “아이(기업)를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7개 기업을 인수했고 스스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키워냈다.

○“전자세금계산서로 사업 확대”

박 회장은 전자세금계산서 분야 국내 1위기업인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이하 비즈니스온컴)을 최근 인수했다. 그는 옴니시스템을 통해 이 회사의 지분을 절반 이상 확보했고 지난 8일 비즈니스온컴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오른 뒤 대표이사가 됐다.

비즈니스온컴은 ‘스마트빌’ 브랜드로 전자세금계산서 사업을 하는 곳이다. 세금계산서를 인터넷 등을 통해 전자화한 사업으로 법인사업자는 2011년부터, 개인사업자는 2012년부터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이 의무화됐다. 비즈니스온컴은 삼성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과 중소·중견기업 1000여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80% 정도이고 연간 매출은 100억원대다.

박 회장은 “세계 각국이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자세금계산서 사업을 해외로 확장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또 “기업은 세금계산서 사이트를 항상 열어놓기 때문에 이 사이트를 잘 활용하면 전자문서나 전자상거래 등 다른 사업을 추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렵게 얻은 아이 잘 키우겠다”

박 회장이 비즈니스온컴 인수를 제안받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 3월이었다. 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를 통해 지분 약 30%와 경영권을 85억원에 넘겨받기로 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 55억원가량을 건넸다.

하지만 잔금(약 30억원)을 치르는 과정에서 복잡한 권리관계 때문에 이견이 생겨 거래가 틀어졌다. 그러자 박 회장은 다른 주주들과 임직원들을 만나 설득했다. 그는 지난 10월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 지분 30%를 최종 인수하고 다른 권리관계도 해소했다.

잔금으로 내기로 했던 30억원은 자본금으로 회사에 집어넣어 옴니시스템의 비즈니스온컴 지분율은 50%가량으로 높아졌다. 박 회장은 “어렵게 얻은 아이(기업)인 만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틈새시장 1등 사업자 눈여겨봐”

박 회장은 대학 졸업후 스물셋의 나이에 종잣돈 5억원으로 타이어 수입 사업에 뛰어들어 20여 년간 10개 이상의 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했다. 박 회장은 △화장품(라미화장품, 한생화장품) △스마트 카드제조(바이오스마트) △원격검침(옴니시스템) △의료장비(디지탈지노믹스) 등 사업부별로 나눠 경영하고 있다. 타이어 수입업과 빌딩관리 등 나머지 사업은 크게 관여하지 않고 있다.

그가 기업 인수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당장 매각하지 않더라도 유동화가 가능한 사업’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00을 투자하면 30 정도는 손해봐도 괜찮지만 나머지 70은 언제라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이 크지 않더라도 인수 대상 기업의 시장 장악력이 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인수한 바이오스마트, 옴니시스템 등은 그 분야에서 1위 업체들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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