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주택임대관리업' 시행 앞두고 일본 가보니…"불황일수록 중개보다 관리업이 낫다"

입력 2013-11-21 21:21
수정 2013-11-22 05:14
인구 줄면 임대주택시장 변화
집주인, 전문회사에 위탁 가능성


[ 도쿄=이현진 기자 ] 지난 주말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주택임대관리업체 에이블 본사. 사무실에는 100여명의 직원들이 전화와 인터넷으로 집주인과 세입자의 요구사항을 처리하고 있었다. 야마구치 히로코 에이블 과장은 “450여명의 직원들이 임대, 건물 개·보수, 체인 중개업소를 관리하고 있다”며 “1개월에 150만건가량의 임대관리 문의가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기업형 주택임대관리업’ 시행이 내년 2월로 다가오며 일본의 주택임대관리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주택임대관리시장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데다 한국 정부가 도입하려는 제도 역시 일본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1990년대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임대주택시장이 임대인 위주에서 임차인 위주로 바뀌었다. 오바라 나오토 에이블 부장은 “한국 역시 주택 공급은 늘어나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일본처럼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비전문가인 집주인이 전문가인 임대전문관리회사에 물건을 맡기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펀드나 리츠(부동산투자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임대관리업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오피스빌딩 관리업체인 자이맥스의 모리 류헤이 부장은 “부동산 경영에 뜻을 갖고 있지 않는 금융이 부동산을 소유하는 비중이 커지며 실제로 관리를 맡아 할 전문회사가 필요해졌다”며 “자이맥스의 부동산 관리업(PM) 물량의 90%가 펀드나 리츠 소유 물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빌딩의 경우 개인보다 기업형으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택시장에서 중개업보다는 관리업의 중요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리아키 시오미 일본임대주택관리협회 전무는 “큰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 전문적인 관리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이 어려울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확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리 부장은 “관리업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매매·중개업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며 “한국도 시장 변화에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쿄=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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