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추천도서, 권태승 ‘가장 찬란했던 제국’

입력 2013-11-21 11:11

한국 근대사의 전복… 흥미진진한 전개 눈길

마지막으로 치닫는 올해가 아쉽기만 하다면 이 아름다운 겨울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놓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자. 겨울은 사람을 낭만으로 이끄는 계절이고, 그 낭만에 깊이를 더해 주는 것이 바로 독서가 아닐까.

독서하기 좋은 이 계절에 깊은 사색을 만끽하고 싶다면 평소 가볍게 읽었던 연애소설이나 에세이를 내려놓고 한 번쯤 우리 역사와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깊이 있는 소설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최근 출간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 ‘가장 찬란했던 제국(권태승 지음, 천지간)’은 최근 끊임없는 도발로 역사왜곡을 시도하는 일본 아베 정부의 만행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이전 우리의 근대사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주인공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가 역사전복을 꾀하는 이야기다.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만든다.

과거로 날아간 주인공들은 김옥균이 일으킨 갑신정변의 현장인 우정국으로 날아가 혁명을 방해하는가 하면, 명성황후를 만나 대한제국의 민주화를 모색하고, 대한제국과 미국의 전쟁을 막으려고 동분서주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부의 적에 의해 목적이 좌절되고, 결국 김옥균은 대한제국을 독재화하고 중국과 일본을 합병하게 되며, 결국 미국까지 넘보는 극단의 제국주의로 팽창하는 단초를 제공하면서 이야기는 정점을 향해 간다. 그 과정에서 거듭되는 반전을 통해 이야기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며, 어떤 결말을 만나게 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사실 대체역사 소설, 즉 실제의 역사를 뒤집어서 묘사한 소설이 최근의 유행은 아니다. 물론 이런 소설이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미국, 일본,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혼란을 겪고 잇는 요즘, 실제 역사가 안고 있는 문제를 대체역사를 통해 되새겨보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김원중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손에 들었으나 곧 국사, 세계사 책을 옆에 놓고 공부를 해가며 소설 줄거리를 따라가게 됐다”면서 “역사에 관심은 있으나 어렵고 지루해서 가까이 하지 못했던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고 말했다.

권태승 작가가 30대에 집필했다고 밝힌 ‘가장 찬란했던 제국’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고자 하는 순수한 정의감으로 가득하다. 그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대체역사 소설이 본래 영역으로 되돌아왔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깊어가는 가을 ‘가장 찬란했던 제국’을 통해 더 늦기 전에 우리의 과거와 현실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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