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회장 쓴소리 "한국 IT업계, 게임에만 편중"

입력 2013-11-19 20:50
수정 2013-11-20 04:11
"아이디어 사업 투자하고 싶어"


[ 김보영/임근호 기자 ] “한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게임보다 혁신적인 서비스가 많이 개발되길 바랍니다.”

게임업계 ‘은둔의 경영자’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회장(사진)이 “게임업계에만 인재가 몰리고 있다”고 IT 업계에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19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소프트뱅크벤처스 포럼 2013’에 30여분간 연사로 나섰다.

김 회장은 “(미국 벤처기업인) 리프트나 리트모터스에 투자하고 있다”며 “가산디지털단지에 가면 한 건물에 수백 개의 게임 개발사가 몰려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 게임업계 편중 현상이 눈에 띄는데, 게임보다 더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리프트는 미국의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고 리트모터스는 한국계 미국인 대니얼 김이 세운 넘어지지 않는 전기오토바이 업체다.

그는 “내가 좋은 역할모델을 보여주지 못해서인지 모두들 게임밖에 안 만드는 것 같다”며 “아이디어 사업에 투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중독법 논란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4~5명 단위의 소규모 팀을 짜 제주와 뉴욕,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며 일하고 있다”며 “넥슨 창업 당시에도 5명 남짓이 함께 일할 때가 가장 즐거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최근 집단지성과 공유경제에 관심이 많다”고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각별한 인연도 공개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는 다섯 시간 기다려야 만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1년에 두세 번씩 만나며 여러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손 회장이 ‘여전히 두려움이 커서 제대로 투자를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며 “통 크게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한 손 회장이 이같이 말한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보영/임근호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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