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녹십자 등 기관 보유비중 낮은 우량주 주목…엘엠에스·아비코전자 등 '창조경제' 테마주 눈길

입력 2013-11-18 06:58
중소형주 옥석 고르기

하반기 대형주 쏠림현상 완화
리드코프 등 금융주 유망
대체에너지·차부품주도 기대


[ 송형석 기자 ]
하반기 국내 증시의 구도는 단순했다. 외국인은 일방적으로 사고, 기관은 꾸준히 매물을 던졌다. 피해자는 중소형주를 주로 들고 있는 개인투자자였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은 대부분 대형주였고 기관은 중소형주부터 내던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11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해진 반면 기관과 개인의 매수가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시장 분위기에선 중소형주 투자가 유리하다고 전망한다.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나가는 외국인과 달리 개인과 기관은 중소형주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중소형주 가운데 상당수가 실적에 비해 주가가 덜 오른 만큼 저평가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이 사상 최장 기간 순매수 기록을 세운 지난 8월23일부터 11월1일까지 대형주의 주가 상승률은 10.3%에 달했다. 이 기간 중형주의 상승률은 6.2%에 그쳤으며 코스닥 종목은 3.3% 오르는 데 그쳤다.

○중소형주 옥석 가리기

중소형주는 대형주와 달리 주가 그래프가 들쭉날쭉하다. 한동안 주가가 오르다가도 악재 한두 개가 터지면 며칠간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는 일이 수시로 일어난다. 신중하게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지 않으면 이익 실현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중소형주 투자자들은 한층 더 신중해져야 한다. 내가 투자한 종목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적절히 조합해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KDB대우증권은 △3개월 전과 비교해 실적 전망치가 올라갔고 △3개월 전 대비 대주주 지분율이 증가했으며 △시가 총액 대비 기관의 매도 비중이 10% 미만인 종목을 고르면 실패할 가능성이 낮다고 조언한다.

탄탄한 실적과 확실한 대주주는 많은 전문가들이 지목하는 우량 중소형주의 필수 요건이다. 기관 보유 비중을 보는 것은 수급 이슈를 따지기 위해서다. 우량 종목인데도 기관 보유비중이 낮다는 것은 향후 기관이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는 중소형주는 풍산, 녹십자, KG이니시스, 사파이어테크놀로지, 휠라코리아, 위메이드, 코스맥스, 하나투어, 한미약품 등이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의 전망이 밝다고는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20.3% 낮게 나타났다”며 “철저하게 실적과 수급을 따져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MC투자증권이 제시하는 우량 중소형주는 실적개선 추세가 확실히 보이고, 재무구조가 우량한 종목이다. 포스코컴텍, 쎌바이오텍, 코리아에프티, 우림기계, 바이오스페이스, 미원에스씨 등이 이 회사가 꼽은 추천 종목이다. 강신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와 같은 극단적인 대형주 쏠림 현상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중소형주 가운데 불확실성을 해소할 근거가 있는 종목은 안정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은 현 정부의 ‘창조경제’ 테마에 걸맞은 종목들을 찾아볼 것을 조언했다. 강태신 스몰캡팀장은 “창조경제라는 말이 모호하지만 결국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융합산업을 추구하는 업체들이 지원 리스트에 들어갈 것”이라며 중저가 스마트폰 관련주인 엘엠에스, 아비코전자, 유원컴텍, 캠시스 등을 성장 기대주로 꼽았다.

중소형 우량금융주인 리드코프, JB금융지주, 아주캐피탈, SBI모기지 등도 KB투자증권이 꼽은 내년 유망 종목에 들었다. 전셋값의 가파른 인상으로 서민 가계의 대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IT 부품주, 소비재주 등에 주목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 역시 향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며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영식 대표는 “한국에는 선진국 경기 회복 기조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이 많이 상장돼 있는 데다 아시아의 새로운 소비시장인 중국과도 가깝다”며 “이머징 마켓의 자금이 한국으로 더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추천종목은 중국시장에서의 성장이 예상되는 에스엠, 엔씨소프트 등이다. 고유가와 원전사고 여파에 따른 대체에너지 관련주 동국S&C, 최근 실적이 개선된 자동차 부품주 상신브레이크 등도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이승석 대표는 “꾸준히 사업 성과를 내면서도 자산이 많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며 최근 해외 자회사들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이건산업을 유망주로 꼽았다. 이건산업은 시장 과점 사업자로 시가 총액의 20%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데다 자산가치가 시가총액의 3배에 달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명성욱 대표는 “단기 조정 폭이 깊은 업종이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며 전기전자, 철강, 화학 업종 주식들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