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결제 거래" 안심시켜 제3계좌 대신 자기계좌 보내
돈 입금되면 곧바로 잠적
[ 김태호 기자 ]
인터넷 상거래 사기를 막기 위해 물품이 안전하게 배송된 뒤 대금 결제가 이뤄지는 ‘안전결제 서비스(에스크로)’의 허점을 노린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최근 인터넷 거래 카페에서 콘서트 티켓, 스마트폰을 미끼로 7명에게서 약 190만원의 물품 구매 비용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씨(19)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무직인 김씨는 지난 7월 인터넷 카페에 ‘LG전자 스마트폰 팝니다. 미개봉 상품이고 50만원’이라는 게시물을 남겼다. 이를 보고 연락한 구매 희망자에게 ‘안전결제를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안전결제는 제3자인 안전거래 사이트에서 구매자가 보낸 돈을 보관하고 있다가 물품이 정상적으로 배송되면 판매자에게 넘기는 시스템으로 ‘에스크로’라고 불리기도 한다.
김씨가 먼저 안전결제를 제안했기 때문에 구매자는 의심 없이 거래를 진행했다. 안전결제 거래 시 구매자가 먼저 구매 등록을 하고 판매자가 이를 수락하면 가상계좌가 구매자에게 발송된다. 김씨는 이런 허점을 노렸다. 구매자가 등록한 거래를 수락하지 않고 대신 ‘OOO씨가 거래를 수락했습니다. 결제하실 전용계좌는 OO은행’이라는 내용의 허위 문자메시지를 구매자에게 보냈다. 발송 번호도 안전거래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번호와 동일한 것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계좌는 안전결제 가상계좌가 아닌 김씨 개인 계좌였다. 앞서 6월에도 김씨는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서 ‘인피니트 월드콘서트 자리 양도’ 게시물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에게 22만원을 받고 티켓을 보내지 않았다. 대부분 안전결제를 처음 사용하는 구매자들은 김씨의 이 같은 수법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댓글 가로채기 수법이 등장한 데 이어 또다시 기상천외한 인터넷 사기 피해사례가 적발됐다”며 인터넷 구매 사이트 이용 시 주의를 당부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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