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1년 전부터 줄여라 했지만…3곳 중 1곳 위탁 비중 50% 넘어
알리안츠·미래에셋 80%↑
[ 김은정 기자 ]
생명보험사 3곳 중 1곳은 계열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운용자산(위탁) 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안츠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위탁 비중은 80%를 웃돈다. 반면 위탁 비중이 높은 보험사의 운용자산 수익률은 그렇지 않은 생보사보다 낮았다. 계열 자산운용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보험사 때문에 가입자들이 만기 때 받을 보험금이나 해지환급금이 적어지는 셈이다.
○계열사 위탁 비중 80% 넘기도
1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고객이 낸 보험금 가운데 계열 자산운용사에 맡긴 운용자산 비중이 50%를 넘는 곳은 17개 생보사 중 6곳이다. 알리안츠생명이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에 전체 자산의 85.32%인 1조2000억원을 위탁, 계열 자산운용사 활용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금융당국이 계열사 몰아주기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한 1년 전에 비해 계열 자산운용사 위탁 비중이 오히려 0.37%포인트 늘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계열 운용 위탁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해 비계열사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작년 11월 계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대한 위탁 비중이 96.87%에 달했던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1년간 15.5%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81.37%에 이른다. ING생명(74.08%) IBK연금보험(67.67%) PCA생명(61.98%) BNP파리바카디프생명(52.59%)도 계열사 위탁 비중이 50% 이상인 보험사다.
작년 11월 계열 자산운용사에 대한 위탁 비중이 50%를 넘었던 삼성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은 최근 1년 동안 각각 3.46%포인트, 27.4%포인트 줄어 48.05%, 25.21%로 낮아졌다.
○위탁비중 높을수록 수익 부진
금융당국은 계열사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도록 행정 지도하고 있다. 부당한 밀어주기를 막고, 손쉬운 위탁영업이 보험료에 대한 관리 소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계열사에 대한 위탁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수익률은 그렇지 않은 보험사에 비해 부진하다. 위탁 비중이 50% 이상인 6개 생보사의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운용자산 수익률은 평균 4.95%이고 나머지 11곳은 5.06%로 집계됐다. 계열 자산운용사에 대한 위탁 비중이 가장 높은 알리안츠생명은 연 4.93%, 가장 낮은 동부생명은 연 5.37%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위탁자산 비중 축소가 더딘 보험사에 대해서는 수시로 행정지도를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부터는 보험사가 계열 자산운용사에 위탁할 수 있는 운용자산 비중이 최고 50%로 제한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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